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의 <올웨이즈 3초메의 석양>이 일본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다. 이 영화는 3월3일 도쿄 신다카나와의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일본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요시오카 히데타카)을 비롯, 남녀조연상(쓰쓰미 신이치, 야쿠시마루 히로코), 각본상, 미술상, 촬영상, 조명상, 음악상 등 총 12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이는 1997년 13개 부문을 석권한 <쉘 위 댄스>에 이어 가장 많은 부문 수상이며, 2003년 <황혼의 세이베이>와는 동일한 성적이다.
<올웨이즈…>는 1950년대 도쿄를 배경으로 실패한 소설가가 고아 소년과 함께 살아간다는 내용의 영화로 2005년 일본에서 약 27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감독상을 수상한 야마자키 감독은 “마치 텔레비전의 몰래카메라 같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남우주연상의 요시오카 히데타카는 “작품상을 받은 게 가장 기쁘다. 연기가 하기 싫어 현장에 가기 싫을 때마다 천국에 계신 아쓰미 기요시(일본의 국민배우, 서민적인 연기로 유명하다) 선생님을 생각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올웨이즈…>가 수상에 실패한 유일한 부문인 여우주연상은 <북의 영년>의 요시나가 사유리에게 돌아갔다. 그녀의 111번째 출연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메이지 유신 시대를 배경으로 동토인 홋카이도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의 이야기. 그녀는 시상대에서 “<북의 영년>에서 수상자가 나오지 않아 마음이 괴로웠다. 영화의 신이 미소를 보내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다”며 일본아카데미상 통산 4번째 여우주연상 수상의 기쁨을 토로했다. 그녀는 이미 1985년 <오항>과 <천국의 역>, 1989년 <꽃의 란>과 <학>, 2001년 <나가사키의 한가롭던 시절>로 세 차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의 <박치기!>에서 재일 조선인으로 분했던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는 화제의 배우상과 신인상을 수상했고, 노래 <눈의 꽃>의 가수로 더 유명한 배우 나카시마 미카는 <나나>로 신인상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