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민우의 영화 데뷔작으로 소개돼 온 <아빠, 여기 웬일이세요?>가 <원탁의 천사>(시네마제니스 제작)로 제목을 바꿨다. 전혀 다른 의미 같지만, 두 제목을 연결시키면 이 영화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원탁은 이민우의 극중 이름.
10대인 원탁에게 사기 전과 2범의 아버지는 원수나 다름 없다. 이 아버지가 사고로 죽자 생전에 어그러진 부자 관계를 화해시키기 위해 천사가 나타나 아버지를 잠깐 동안 환생시킨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눈 앞에 나타났으니, 원탁은 이렇게 물을 수밖에. “아빠, 여기 웬일이세요?”
철없는 아버지와 예민한 아들의 화해를 그리는 가족 코미디인 <원탁의 천사>의 촬영현장이 부산발 오사카행 여객선 위에서 12일 공개됐다. 배 안의 작은 무대에서 이민우와 하동훈(하하)이 춤을 추는 장면이 연출됐다. 10대 팬들을 거느린 가수답지 않게 두 인물은 설운도의 ‘상하이 트위스트’에 맞춰 ‘막춤’을 췄다. 여기에 엄마 역의 김보연이 가세했다. 하동훈은 천사의 실수로 인해 10대의 모습으로 환생한 아빠다. 이처럼 10대의 탈을 쓴 아빠에 조폭의 탈을 쓴 천사까지 가세시켜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미디로 완성하겠다”는 것이 권성국 감독이 말하는 이 영화의 의도다.
<자카르타> <피아노 치는 대통령>의 조감독 출신인 권 감독은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나서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이민우 캐스팅에 대해 주변에서 관심도 우려도 많았지만 판단은 영화를 보고 나서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민우 역시 아이돌 스타로서의 강한 이미지에 대한 부담을 의식한 듯 “에릭이나 김동환, 전진 등 신화의 다른 멤버들이 연기를 시작할 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래 전부터 꾸준히 배우로서의 준비작업을 해왔다”면서 “연기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9년 동안 댄스그룹 신화의 멤버로 활동해 온 그는, “무대 공연과 연기는 매우 달라서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목표한 것을 마쳤을 때 마음 속에서 큰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고 연기 경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원탁의 천사>는 ‘세대 공감’이라는 연출의도와 어울리게 이민우, 하동훈 등 젊은 배우들이 가로축으로, 김상중 임하룡 김보연 등 듬직한 중견급 연기자들이 세로축을 이뤄 완성되는 작품이다. 2월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며 7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