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철야농성이다. 영화인대책위(이하 대책위)는 3월6일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146일 장외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스타들의 1인시위가 있었던 교보문고와는 불과 500m 떨어진 장소이지만, 1인시위 때와 같은 시민들의 성원은 찾아볼 수 없다. 농성장 앞에는 시민들 대신 전경이 대치해 있을 뿐이다. 농성의 첫 번째 주자는 전국영화산업노조의 최진욱 위원장. 지난해 12월 출범해 아직 ‘아기 단계’인 영화산업노조로서는 스크린쿼터라는 큰 파도를 만난 격이다. 농성 3일째를 맞은 8일, 조합원 20여명과 함께 농성 중인 최진욱 위원장을 만났다.
-어떤 영화에서 어떤 스탭으로 시작했는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노조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헤어드레서>에서 조명으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잘못된 부분들이 있다고 느꼈다.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어야 하는데, 스탭의 위치는 안정적이지 못하다. 저임금도 문제다. 이런 것들이 바뀌어야 영화계 전체적으로도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수년간 스크린쿼터 논란이 많았지만, 현재가 가장 위험한 상황인 것 같다.
=대책위쪽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략이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현재 집권 정당의 지지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스크린쿼터 축소안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이 말이 그럴듯한 것이 실제로 한-미 자유무혁협정(FTA)은 실익이 없다. 실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단기적으로 ‘반짝’일 뿐이다. 농산물의 경우만 따져도 8조4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 농업의 40%를 미국에 갖다주는 격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영화산업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영화계의 노동력도 축소할 것이고, 자본도 축소할 것이다.
-농성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농성의 의미가 성과는 아니다. 농성을 한다고 스크린쿼터 축소안을 폐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농성은 영화계 내부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영화계에는 배우, 감독, 스탭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이들이 하는 일은 다르기도 하다. 배우는 드라마도 하고, CF도 찍으니까. 하지만 이들은 모두 노동자고 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영화인들의 의지를 모아내고 이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으로 영화계 내부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은 스크린쿼터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스탭들 처우의 문제도 시급하다. 실제로 영화계에는 몇 억원씩 버는 배우들이 존재함과 동시에 최저생활수준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생활하는 스탭들도 있다. 분배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노동자의 기본 3권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천막 농성이 힘들진 않나.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티로폼도 있고, 음료수도 있고. 실제로 어려운 단체에서는 농성 자체가 불가능한 곳도 있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생존권 문제인데, 의지를 가지고 할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