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스크린쿼터 철야농성 첫 주자 전국영화산업노조 최진욱 위원장
2006-03-16
글 : 정재혁
사진 : 오계옥
“농성은 영화계의 역량을 집중시킬 계기다”

이제는 철야농성이다. 영화인대책위(이하 대책위)는 3월6일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146일 장외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스타들의 1인시위가 있었던 교보문고와는 불과 500m 떨어진 장소이지만, 1인시위 때와 같은 시민들의 성원은 찾아볼 수 없다. 농성장 앞에는 시민들 대신 전경이 대치해 있을 뿐이다. 농성의 첫 번째 주자는 전국영화산업노조의 최진욱 위원장. 지난해 12월 출범해 아직 ‘아기 단계’인 영화산업노조로서는 스크린쿼터라는 큰 파도를 만난 격이다. 농성 3일째를 맞은 8일, 조합원 20여명과 함께 농성 중인 최진욱 위원장을 만났다.

-어떤 영화에서 어떤 스탭으로 시작했는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노조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헤어드레서>에서 조명으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잘못된 부분들이 있다고 느꼈다.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어야 하는데, 스탭의 위치는 안정적이지 못하다. 저임금도 문제다. 이런 것들이 바뀌어야 영화계 전체적으로도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수년간 스크린쿼터 논란이 많았지만, 현재가 가장 위험한 상황인 것 같다.
=대책위쪽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략이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현재 집권 정당의 지지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스크린쿼터 축소안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이 말이 그럴듯한 것이 실제로 한-미 자유무혁협정(FTA)은 실익이 없다. 실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단기적으로 ‘반짝’일 뿐이다. 농산물의 경우만 따져도 8조4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 농업의 40%를 미국에 갖다주는 격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영화산업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영화계의 노동력도 축소할 것이고, 자본도 축소할 것이다.

-농성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농성의 의미가 성과는 아니다. 농성을 한다고 스크린쿼터 축소안을 폐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농성은 영화계 내부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영화계에는 배우, 감독, 스탭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이들이 하는 일은 다르기도 하다. 배우는 드라마도 하고, CF도 찍으니까. 하지만 이들은 모두 노동자고 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영화인들의 의지를 모아내고 이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으로 영화계 내부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은 스크린쿼터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스탭들 처우의 문제도 시급하다. 실제로 영화계에는 몇 억원씩 버는 배우들이 존재함과 동시에 최저생활수준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생활하는 스탭들도 있다. 분배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노동자의 기본 3권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천막 농성이 힘들진 않나.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티로폼도 있고, 음료수도 있고. 실제로 어려운 단체에서는 농성 자체가 불가능한 곳도 있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생존권 문제인데, 의지를 가지고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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