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배트맨 아저씨가 일당 100달러에 고용된 사연은? <배트맨> <배트맨2>의 히어로 마이클 키튼이 마이클 호프먼 감독의 저예산영화 <게임 6>에 매일 100달러씩 받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이유는 단 한가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 영화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광팬인 한 극작가(마이클 키튼)가 자신의 연극 초연일과 레드삭스-뉴욕 메츠의 월드 시리즈 경기가 겹쳐 심각하게 갈등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마이클 키튼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음에도, <게임 6>의 시나리오는 무려 10년 동안 영화사들한테 간택받지 못한 아픈 과거를 가졌다. 영화화의 꿈을 실현해줄 임자가 드디어 나타났지만 심각하게 가난한 영화사였다. 주요 촬영을 맨해튼에서 해야 했고 폭발장면까지 넣어야 했지만, 예산은 100만달러가 채 못 됐다. 덕분에 배우들은 찬조출연이라 할 만한 조건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마이클 키튼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뉴욕 공중 화장실을 속속들이 알게 됐다”며 “머리의 빗질은 됐는지, 의상을 입긴 했는지 확인하려고 화장실을 드나들었고, 촬영 중 눈을 붙여야 할 때는 잔디밭과 보도를 가리지 않고 매트를 폈다”고 털어놨다. 재정적으로 “밑빠진 독 꼴이 되었음”도 밝혔다. 그럼에도 그가 내린 결론은 “격통을 겪는 극작가를 연기하면서 심적으로 부유해졌다”는 것이니 원, 이것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 없는 훈훈한 사연이란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