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봅시다]
[배워봅시다] <모노폴리>의 양동근 같은 해커가 되고 싶어요!
2006-03-27
글 : 손주연 (런던 통신원)
지난해 12월 해킹당한 야후 홈페이지

개봉 초읽기에 들어간 <모노폴리>는 금융 사기를 통한 두 남자의 엇갈린 욕망을 다룬 범죄영화다. 경호(양동근)는 사업과 존과 함께 자신의 천재적인 해킹 능력을 이용해 국내 계좌에서 소액을 인출할 음모를 꾸민다. 이들의 계획이 성공했는지 여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모노폴리>를 보는 이들은, 영화 속 경호의 직업에 더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요즘 컴퓨터깨나 한다는 이들 사이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직업, 해커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전에 하고많은 직업 중 하필 해커냐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당신이라면 해커(hacker)와 크래커(cracker)의 의미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해킹이란 용어는 특정 시스템에 침투해 그것을 파괴하거나 어지럽히는 것을 의미하는 게(이게 바로 크래킹이다) 아니기 때문이다. 해킹의 시작은 MIT 대학원생들이 교환기 시스템의 동작원리를 알아내기 위해 회로를 분석하면서였다. 컴퓨터가 발명되면서는 원하는 연산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조작하는 것을 찾는 일을 의미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시스템이 동작하는 원리를 알기 위해 분석하는 일이 해킹이다. 그래서 요즘 ‘공식적인’ 해커들은 대기업 등에서 엄청난 보수를 받으면서 서버를 운영하고 유지·보수한다. 보안회사에서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이들도 있다.

많은 이들이 해커를 꿈꾸지만 해커가 되는 정도는 아직 없다. 그래서 해커들은 대부분 독학으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인터넷 사이트나 몇몇 학원이 있지만, 기본적인 것들을 얼버무려 가르쳐주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도대체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왕초보라면, 냉정히 자신의 실력을 평가해보자. 해커가 되려면 이어지는 질문 모두에 자신있게 ‘YES’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당신은 네트워크와 리눅스, C언어에 ‘아주’ 능통한가? 당신은 서버와 관련한 하드웨어에 관한 모든 제반사항을 잘 알고 있는가? 서버운영 방법과 TCP/IP, 프로토콜, C++, 암호학을 다룰 줄 아는가?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면(아니라면, 일단 컴퓨터 학원부터 등록해라-.-:;) 당신은 해커가 되는 길에 성큼 다가선 셈이다. 다음 단계는 이들 기술을 가지고 각각의 사이트들을 (진짜 해커처럼) 분석해보는 일이다. 그들이 어떤 암호와 어떤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당신도 이제 해커다. 좀더 전문적인 해커가 되고 싶다면, 보안자격증을 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내 및 국제 보안자격증들은 당신이 해커라는 것을 국가 차원에서 입증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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