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언론에 첫 공개된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2006-03-28
글 : 손주연 (런던 통신원)

1976년 독일에서 일어난 실화를 영화화한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가 3월 28일 대한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2005년 9월 9일 미국에서 개봉한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첫주말에 3천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제작비 2천만 달러를 곧바로 회수했다.

독실한 기독교도 에밀리(제니퍼 카펜더)는 전액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한다. 에밀리는 가족과 처음으로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바라던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 가지 못한다. 무언가 타는 냄새 때문에 새벽 3시에 눈을 뜬 에밀리는 헛것을 보고, 환청을 듣고, 몸의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끔찍한 경험을 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증상이 심해지자 에밀리는 학교생활을 포기하고 병원을 찾지만, 의사들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결국 에밀리의 부모는 신부 리처드 무어(톰 윌킨슨)를 찾아가 엑소시즘을 청한다. 그러나 신부가 엑소시즘을 행한 이후 에밀리는 죽고, 신부는 과실치사 혐의로 법정에 선다.

영화는 법의관이 에밀리의 음침한 집을 찾아가 그녀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니었다고 선언하며 시작된다. 이는 이 영화를 공포영화로만 만들지는 않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로 보인다. 실제로 영화는 에밀리가 어떻게 귀신에 들렸는지, 그리고 얼마나 흉측하게 변해가는지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영화는 호러와 법정물의 스릴을 절묘하게 섞어 이야기를 전달한다. 변호사 에린의 질문이 끝나면, 에밀리의 끔찍한 사진을 보여주고, 신부가 증인석에 오르면 엑소시즘 현장이 겹치는 식이다. 감독 스콧 데릭슨은“엑소시즘과 악마에 관한 이야기가 호러영화의 뻔한 소재 이상으로 보여지길 바랬다. 그래서 무섭고 충격적인 장면을 냉정한 재판 장면과 함께 펼쳤다"고 이런 구성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영화의 목적은 신부의 변호를 맡은 에린(로라 리니)의 입을 통해“에밀리 로즈를 죽인 건 누구인가"와“악마가 실제 존재하는가”를 진지하게 묻는데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영화는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다소 허망한 결론을 내놓는다.

맥빠지는 결론에도 불구하고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가 미국개봉당시 흥행할 수 있었던 데는 영화 속에서 제몫을 충실히 해낸 배우들의 역할이 컸던 듯하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귀신들린 19세 소녀로 분한 제니퍼 카펜터. 로라 리니와 톰 윌킨슨 등은 "제니퍼는 시각효과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열연을 펼쳤다"며 추켜세웠다. 로라 리니와 톰 윌킨슨의 절제된 연기도 영화의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4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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