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린다 린다> 100자평
<스윙 걸즈>보다 한 톤 낮고 한 박자 여유로운 여고생들의 청춘드라마. 브라스 밴드(<스윙 걸즈>)가 아닌 록 밴드를 만드는 소녀들의 이야기. 어른이 되고 싶지도, ‘어른들에게나 칭찬받는’ 아이로 남고 싶지도 않은 십대 후반의 감성을 요란스럽지 않게 그렸다. 그래도 가장 사랑스러운 건 마지막에서 방방 뛰며 노래하는 그 ‘천진하고 해맑은’ 감성인 걸 어찌하랴. - 김은형 /<한겨레신문>기자
<스윙걸즈>가 경쾌한 코미디라면, <린다린다린다>는 담담한 성장극이다. "시궁쥐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어, 사진에는 찍히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으니까" 노래하는 소녀들. 왜 하필 시궁쥐일까 생각한다면 영화의 색깔을 짐작할 수 있다. 예쁘게 보이기 보다 생명력을 원하는 그들에겐, 할리퀸적 사랑이나 선생님의 관심따윈 안중에 없다. 그렇다고 음악적 완성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들에겐 형식적인 '일한문화교류'(잠만 자는 전시부스)나 '언어적 소통'(남학생과의 어색한 한국어-일본어 대화)이 이루지 못하는 교류와 소통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를 부탁해>와 마찬가지로 소녀들의 우정과 그 어긋남을 따뜻한 시선으로 성찰하는 이 영화에서, <고양이...>의 주인공이었던 배두나는 역시 싱겁고 엉뚱한 소녀 역할에 기가 막히게 잘 들어맞는다. 사족. (CF풍으로) '한국 사람들은 노래 잘합니다. 누구나 며칠만 하면 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소데스네~.' 뜨시~<고음불가>는 어쩌란 말인가? -황진미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