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브로크백 산자락의 정서, <브로크백 마운틴> O.S.T
2006-04-07
글 : 박혜명

<브로크백 마운틴> O.S.T가 발매되었을 때, 외국의 O.S.T 리뷰 전문 사이트들은 대부분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 되는 박한 점수를 이 음반에 매겼다. “오리지널 스코어가 심하게 빈약하다”는 것이 동일한 이유였다. 이 앨범의 트랙 구성을 보면 17개 트랙 중 7개가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언더스코어 트랙이고 10개가 보컬 트랙인데, 언더스코어 러닝타임이 전부 2분 내외라 합쳐봐야 15분 남짓, 전체 러닝타임의 1/3도 안 된다. 평론가들은 “테마가 나올라치면 스코어가 끝나니 만들다 만 듯한 느낌”, “기승전결이 전혀 없어 구성상 꽝”이라고 악평을 보탰다.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로 2005년 오스카 주제가상을 수상한 구스타보 산타올라야는 졸지에 성의없는 음악가가 되고 말았다.

오스카는 올해도 그가 작곡한 보컬 트랙 <Love That Will Never Grow Old>에 주제가상을 안겼다. 아르헨티나 록 뮤지션 출신이며 흥행력있는 음반 프로듀서 산타올라야의 재주는 확실히 보컬 트랙쪽에서 강세다. 그럼에도 <브로크백 마운틴> O.S.T는 밥 딜런, 스티브 얼 등 포크계의 전설적 뮤지션들이 남긴 명곡들을 루퍼스 웨인라이트, 윌리 넬슨 등이 완벽히 커버했다는 사실만으로 덮어버릴 음반이 아니다. 보컬 트랙들 사이에 감질나게 낀 애절하고도 맑은 언더스코어 테마들. 슬라이드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 검소한 스트링 세션에서 배어나오는 이 서정적인 브리지가 없었다면 이 앨범은 브로크백 산자락의 자유로움과 풍요로움의 정서를 다 담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음악가 산타올라야의 진짜 재주는 바로 이 전체를 보는 눈이다. 보컬 트랙 중심의 앨범에서 스코어는 균형을 깨지 않고, 전체 트랙 배열은 영화 속 삽입 순서보다 영화 밖에서의 감상의 흐름을 더 중시했다. 감상용으로 만들어진 최적의 O.S.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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