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 스폰지가 침체된 작은 영화와 예술영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스폰지는 <메종 드 히미코> <토니 타키타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 소규모 장기간 배급 상영 전략으로 성공사례를 만든 바 있다. <메종 드 히미코>는 1월 개봉 이후 8만5천명이 들었다.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에서만 4월5일까지 3만5천명이 봤다. 스폰지는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옛 씨어터 2.0을 임대 보수하여 4월27일에는 ‘스폰지하우스 압구정’을 개관한다. 4월16일부터 24일까지는 쿠폰을 지참한 관객에 한해 개관 기념 무료 영화제도 연다. 스폰지는 이미 지난 1월 종로에 ‘스폰지하우스’를 개관한 바 있다. 조성규 대표는 “종로쪽에서 3개월 운영해보니 강남쪽에도 100석 이하의 좋은 극장이 하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이를 두자면, 스폰지 압구정은 일본의 미니 시어터 개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스폰지는 부산에도 극장을 개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입·배급을 주로 하는 영화사가 극장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각각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여 전략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한다. “유럽영화들과 거기 관련된 소규모 영화제들은 80석 규모의 압구정쪽에서 하고, 일본영화 위주의 좀더 큰 영화들은 350석 규모의 종로쪽에서 하겠다”는 것이 스폰지쪽의 복안이다. 5월 칸영화제가 열리는 시점과 맞춰서는 그동안 스폰지가 수입·배급했던 칸 경쟁작 영화들을 모아 영화제도 할 계획이다. 스폰지하우스 압구정의 첫 개봉작은 구스 반 산트의 <라스트 데이즈>이며, 자파르 파나히의 <오프사이드>, 미셸 공드리의 <수면의 과학>등이 잇따를 예정이다. 조 대표는 “하드웨어만 있고 콘텐츠가 없으면 얻으러 다녀야 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콘텐츠가 많다. 올해 칸 경쟁작 중 미리 사놓은 것들도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