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홍상수 감독 신작 <해변의 여인> 제작 발표회
2006-04-18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해변의 여인>(제작 봄 영화사)의 제작발표회가 4월17일 오후 2시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렸다. 홍상수 감독 및 오정완 대표, 주연 배우 김승우, 고현정, 김태우, 송선미가 참석했다. 오정완 대표와 홍상수 감독의 간단한 인사말로 시작한 기자회견은 우선 고현정의 첫 번째 영화 출연에 관심이 쏠렸다. 스크린 첫 데뷔전에 대한 생각, 또는 홍감독과 일하게 된 계기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현정은 "결심이 어려웠던 건 없다. 예전부터 홍감독님 영화를 팬의 입장에서 봐 왔었다. 우연한 자리에서 만난 뒤에 알게 됐고, 큰 결심을 할 필요없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왜 고현정을 주인공으로 기용했는지에 대해 홍감독은 "전부터 좋은 배우라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같이 일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만나고 나서 영화 이야기를 많이 했고, 역을 제안했는데 성사됐다. 감정을 표현할 때 보면 마치 광섬유 다발이 여러 개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 다발을 꼬아서 매듭을 짓는 데, 그게 좋다"며 특유의 표현으로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한편, 두 명의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김승우와 김태우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행사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승우는 베드신이 있냐는 질문에 "내가 알기로는 없다. 침대에서는 안하니까"라며 말솜씨를 발휘했고, 일본에서 촬영 하던 중 홍감독과 전화 통화를 했고, ’목숨 걸고 좋은 영화 만들겠다’는 말을 듣고 나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 이어 재 출연하게 된 김태우는 다른 배우들보다 한결 여유로웠다. "나는 그냥 (하라고) 통보 받았다. 그리고, 홍감독님이 ’목숨걸고 영화 만들겠다’고 하는 말은 작품때마다 하는 소리다(웃음)"라며 감독과의 친밀감을 표했다. 한편 송선미는 "작가주의 감독님과 작품을 같이하게 돼서 즐겁고, 진지한 면이 많은 영화지만 즐겁고 유쾌하게 하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답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내용은 없다. "바다로 여행을 떠난 30대 남녀의 로맨스"정도가 전부다.별로 바쁜 것 같지 않은 영화감독 김중래(김승우)와 "영화음악을 전공한 유학파 싱어송 라이터"인 최문숙(고현정), "섬유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적성에 안맞아 패스트푸드점 지점장"을 하고 있는 최선희(송선미), 단편 영화 미술감독인 원창욱(김태우), 이 네명의 애정 술래잡기가 될 전망이다.

오정완 대표는 "이전에 영화사 봄이 지향하는 바의 연장선이고, 잘만든 영화가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나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의의를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 홍상수 감독의 영화치고는 "아마 블럭 버스터에 속할 것"이지만, 한편으론 "배우들의 희생"이 있었다며, 좋은 영화를 위해 배우들이 자처해서 낮은 개런티를 받은 것임을 시사했다. 4월14일 남자 주인공 김중래, 원창욱이 여행을 가려고 계획하는 첫 씬을 촬영한 <해변의 여인>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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