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k by Me]
[Rank by Me] 비리를 폭로하라
2006-04-18
글 : 김유진
나는 네가 저지른 비리를 알고 있다

권력과 부를 유지하거나 확장하기 위해 부패하고 비리를 저지르는 자들, 정의의 이름으로 벌을 내려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자들 현재의 지위를 이용해서 은밀하고 음침하게 일을 진행하니, 그 추악한 면을 들춰내기 쉽지 않다. 중동의 나시르 왕자 살해 임무에 실패한 것을 계기로 미국과 사우디 간의 유착관계를 파헤치게 된 <시리아나>의 CIA 요원 밥 반즈(조지 클루니)처럼 인류평화와 정의 실현(?)을 위해 제 몸 아까워하지 않으며 각종 비리와 부패를 폭로하는 자 베스트5를 뽑아봤다.

<불워스>
<포레스트 검프>

5위는 영화 <불워스>의 상원위원 불워스(워런 비티). 그는 후회뿐인 정치인생과 가정생활을 비관하고 죽음을 결심, 자신을 살해할 청부업자까지 고용한 상황. 죽음 앞에 무엇이 두려우랴, 유세장을 돌면서 랩으로 정치판의 비리를 폭로하는 등, ’똑바른’소리만 해댄다. 그 행동 가상하지만, ’난 어차피 죽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나불대는 불워스의 비겁한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5위.

4위는 <포레스트 검프>의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 닉슨 대통령의 권유로 묵게 된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건너편 건물의 불빛 때문에 잠을 못 자겠다며 호텔 경비원에게 전화 한통을 건 우리의 검프씨. 그 전화로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결국 닉슨은 하야하게 된다. 작은 행동으로 최고의 효과를 냈지만, 의식이 결여되어 있는 점에서 4위.

3위는 <왕의 남자>의 광대들. 백성들은 뒷전인 채 노는 것만 밝히는 왕, 탐관오리의 횡포, 폐비 윤씨의 비극적인 일화를 극으로 만들어 흥겹게 ’논다’. 까딱하다가는 날아갈 목숨을 내놓으며 높으신 분들의 행태를 볼거리 가득한 풍자로 승화한 공로를 인정.

2위는 <제트>의 검사(장 루이 트랭티냥). 그리스 군부 독재에 항거해온 람브라스키가 미사일 설치 반대 시위를 주도한 뒤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고, 검사는 사고를 가장한 이 사건에 우익단체의 청부살인 지시가 있다는 증거를 잡는다. 정부와 강력한 우익단체에 맞선 젊은 검사의 기개와 국내에서도 20여 년 동안 상영 금지될 만큼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영화의 도발성을 높이 사서 2위로 꼽는다.

<화씨 911>

1위는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빈 라덴 일가와 친밀한 관계라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과 9·11 테러 이전부터 이라크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준비해왔다는 사실을 유쾌하게 폭로했다. 과감한 언사와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현직 대통령에게 강한 펀치를 날린 배짱은 올림픽 금메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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