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미국의 정치 현실을 꼬집는 풍자 코미디, <홈커밍>
2006-05-01
글 : 김도훈

홈커밍 Homecoming
조 단테/ 미국/ 2005년/ 60분/ 시네마스케이프

조 단테(<그렘린> <하울링>)가 지옥의 사자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공화당원으로 추정되는 정치고문이 TV 정치 토론 중 “전사자들이 돌아와 그들의 죽음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미국이 벌인 지난 전쟁들에서 사망한 군인들이 무덤을 뚫고 지상으로 기어나오기 시작한다. 문제는 돌아온 사자들이 원하는 것이 공화당 정치고문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썩은 살을 흘리며 나타난 시체들이 원하는 것은 투표권. 그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권리를 주장하며 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른다.

<홈커밍>은 다리오 아르젠토, 토브 후퍼, 존 카펜터, 미이케 타카시 등 13명의 공포영화 거장들이 모여서 만든 미국 쇼타임 채널의 프로젝트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한 에피소드. 물론 조 단테가 순수한 의미로서의 공포영화 감독이 아닌 만큼 <홈커밍>도 정공법적인 공포영화로서의 흥미는 덜하다. 대신 조 단테가 원했던 것은 좀비영화 장르의 관습을 빌어 미국의 정치 현실을 꼬집을 수 있는 풍자 코미디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홈커밍>은 노골적으로 부시 정부를 놀려먹는 반공화당-좀비영화이며, 오랜만에 메가폰을 쥔 악동 조 단테의 반골정신 또한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묘지에서 시체들이 살아나는 장면 등 조지 로메로에 보내는 단테의 오마주를 찾아내는 재미도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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