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렘린2>는 비록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스튜디오 제작 속편의 공식에서 벗어난 여러 가지 참신한 시도가 돋보였던 영화다. 그 가운데 핵심은 ‘속편을 전편의 단순한 연장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으로, 실제로 이 영화는 주요 등장인물과 괴물 그렘린이 다시 나타난다는 설정 외에는 전편과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더 나아가 조 단테는 <그렘린2>를 ‘속편에 대한 강력한 풍자’로 발전시켜 전편에서의 심각했던 분위기를 마음껏 뒤틀어 웃음거리로 만들어버리고 만다. 전편의 ‘크리스마스가 싫은 이유’ 장면을 대사 한마디로 뭉개버리는 대목이 그렇다. 중반부에서 갑자기 필름이 불에 타며 상영이 중단되고 그렘린이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 안팎의 경계까지 넘나들려는 과감한 연출로 관객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마침 객석에 앉아 있던 레슬러 헐크 호건의 ‘버럭!’으로 상영이 재개된다는 전개는 이마저도 하나의 즐거운 농담이라는 영화의 전략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그렘린2>의 진짜 농담은 이렇게 제작진 맘대로 만든 속편이 전편의 엄청난 흥행 성공으로 인해 가능했다는 것이 아닐까. 스튜디오 제작 속편의 규칙을 무시할 수 있었던 것도 스튜디오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실현되기 어려웠을 테니까. 그래도 감독과 프로듀서, 주연배우는 음성해설에서 그 사실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회고한다. 또한 그들이 털어놓는 킹콩, 드라큘라, 버스비 버클리, 루니 툰즈, 프랭크 카프라 등 장면 사이사이를 가득 채운 대중문화의 인용과 패러디에 대한 정보는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하기에 충분하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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