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판 007의 이야기 <OSS 117: 카이로-스파이의 둥지>가 프랑스에서 큰 인기다. <OSS 117…> 홈페이지에 따르면 4월21일 개봉한 이 영화가 첫날 동원한 관객은 3만여명. 그날 500여개에 달하는 극장 앞에선 관객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드 라 바스는 프랑스 작가 장 브루스가 1949년 창조한 비밀 요원으로, 살인면허가 있고 여자를 좋아하며 스타일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제임스 본드와 비슷한 스파이다. 드 라 바스 시리즈는 17개국에 번역돼 7500만부가 팔렸고, 일곱편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OSS 117…>은 30여년 만에 만들어진 드 라 바스 영화다.
<OSS 117…>은 프랑스 정부를 위해 일하는 비밀요원 드 라 바스가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카이로로 떠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소비에트 출신 인사들과 비밀 나치당원들, 이슬람근본주의자들로 붐비는 카이로에서 그는 방아쇠를 잘못 당겨 문제만 일으킨다.
프랑스 국민들은 드 라 바스의 코믹하고 엉뚱한 매력에 열광했지만 엇갈린 반응도 있었다. 시나리오 작가 시몬 미셀은 “이 영화는 방향을 잃은 세대에게만 어울리는 영화”라고 비판했고, 정치평론가 장 폴 프리드맨도 “<OSS 117…>은 프랑스가 자부심을 잃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