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람선 포세이돈호의 침몰을 그린 영화 <포세이돈>이 5월15일 서울극장에서 언론시사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트로이>의 볼프강 페터슨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1972년에 만들어진 <포세이돈 어드벤처>를 리메이크 한 작품. 대형 유람선과 자연재앙을 소재로 했다는 점 때문에 제작단계부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과 자주 비교 언급되곤 했다.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은 47미터가 넘는 거대한 파도 ‘로그 웨이브’가 등장하면서 부터다. 연말을 맞아 파티를 즐기던 승객들은 갑작스런 재난에 당황하고, 배는 파도의 엄청난 위력을 견디다 못해 뒤집힌다. 배의 구조물들은 차례로 파괴되고 가스 폭발은 화재를 일으킨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포세이돈호, 축제의 공간이었던 그 곳은 죽음의 장으로 변한다.
볼프강 페터슨 감독은 재난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라간다. 약혼을 앞둔 제니퍼(에미 로섬)와 그의 아버지 로버트(커트 러셀), 프로 도박사 존 딜런(조시 루카스) 등은 탈출 방법을 찾아 나서고 몇번의 고비끝에 성공에 이른다. 점점 차오르는 물과 미로가 되어버린 선실 내부는 이들의 숨통을 조여오는 장애물이지만, 이들에겐 항상 극적인 해결이 기다리고 있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시체의 이미지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그들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포세이돈>은 결과적으로 장르적 공식에 빠져 영화적 재미를 놓치고 만다. 함께 탈출에 나서는 이들의 동기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으며, 모자, 모녀 관계 사이의 감정도 충분히 표현되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 구조대가 출동하는 장면은 그 억지스러운 연결에 실소가 나올 정도다. 5월31일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