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있게 고전 중심 레이블을 만들어가겠다”
워너홈비디오코리아가 지난 3월부터 새 DVD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골든 레이블’이라고 명명된 이 시리즈는 고전 명작들을 브랜드로 묶어 꾸준히 발매하려는 시도다. 샘 페킨파의 <와일드 번치>와 필립 카우프만의 <프라하의 봄>이 그 첫 시작이었다. 이어 4월에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뜨거운 오후>와 앨런 J. 파큘라의 <대통령의 음모>가, 5월에는 엘리아 카잔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발매됐다. SF액션 <매드 맥스>, 프랭크 다라본트의 <그린 마일> 같은 좀더 대중적인 영화들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워너홈비디오코리아 마케팅팀 정한기 차장을 만났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 기획인가.
=2004년 12월부터 저가 전략을 채택하면서 DVD 가격을 하향 조정했다. 값을 낮추고 취향을 대중화하다보니 아무래도 부클릿이나 정보, 케이스 등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작품 선정도 좀더 대중적인 것들 중심으로 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초기에 DVD시장을 형성했고 지금도 그것을 이끌어가고 있는 마니아들에게 불만이 많이 나왔다. 고민 끝에 “전반적으로는 DVD가 비싸지 않고 이용할 만하다는 인식을 유지하되, 마니아들을 위해서는 레이블을 따로 출시하자”, 이렇게 됐다. 고전 타이틀 중심으로 가이드북, 스페셜 에디션이 있는 프리미엄 패키지를 꾸려보자고. 마침 서울아트시네마의 김성욱 프로그래머와 알게 되어 가이드북은 그에게 부탁하게 됐다.
-앞으로 출시 대기 중인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나.
=가장 굵직한 것은 12월에 출시될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 4편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샤이닝> <아이즈 와이드 셧> <시계태엽장치 오렌지>를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7, 8월쯤엔 존 포드 영화가 나올 거다. 샘 페킨파 <와일드 번치> 때 했던 것처럼 예술영화 상영관과 연계해서 특별전도 가질 계획이다.
-작품 리스트는 어떻게 정했나.
=2003년에 찰리 채플린 영화들을 스페셜 피처를 포함해 매우 크게 출시한 적 있었다. 아트선재센터에서 페스티벌도 했었는데, 타이틀당 팔린 것이 500장이 채 안 됐다. 이러니 하고 싶다고 본사에다 아무 거나 꺼내달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본사에서 그해 출시할 수 있는 타이틀 리스트를 보내오면 그중에서 작품성있는 것들을 고른다. 골든 레이블이 석세스 스토리를 만들면 우리가 먼저 대시해서 본사 창고에 있는 것들을 꺼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기획에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을 것 같다.
=미개봉작이나 고전 중심 레이블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DVD 마케팅을 시작할 때부터 가졌던 것이다. ‘크라이테리언 컬렉션’이라는 미국 DVD 브랜드는 예술·고전영화들을 복원해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데, 궁극적으로는 그런 형태를 모델로 삼은 것이다. 좀더 상황을 봐야겠지만 <와일드 번치> 같은 경우 꾸준히 나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나도 뚝심있게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