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9회 칸 영화제가 5월17일 개막했다. 칸 영화제는 전통적으로 개막식 당일 아침에 개막작 상영을 해 왔지만, 올 칸 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다빈치 코드>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동명의 원작소설을 둘러싼 종교적 논쟁과 호기심 속에 개막식 전날인 5월16일 저녁 8시30분에 첫 상영을 가졌다. 할리우드 영화들이 비경쟁 부문에 많이 참여한 것을 제외하고는 특정 국가나 문화권 영화의 강세나 경향이 두드러지지 않는 이번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은 왕가위 감독이 맡았으며, 파트리스 르콩트(감독), 루크레시아 마르텔(감독), 엘리야 슐레이만(감독), 팀 로스(배우), 헬레나 본햄 카터(배우), 사뮤엘 L. 잭슨(배우) 그리고 모니카 벨루치(배우)가 심사위원으로 칸을 찾았다.
5월17일에 있었던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수상작에 관한 이견이 있을 때, 싸울 준비는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파트리스 르콩트는 “공정하게 심사하겠다”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첫 중국인 심사위원장이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왕가위 감독은 “개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고국과 아시아 영화에 공을 돌리고 싶다”며 “신인이나 거장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영화를 찾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영화가 강세일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경쟁부문에 로우 예 감독의 <여름 궁전> 한 작품만 참석한 것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왕가위 감독은 “훌륭한 아시아 영화들이 곧 완성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개막 이전에 어떠한 시사회도 갖지 않았던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호기심과 칸 영화제 개막에 대한 흥분을 반영하는 듯 시사회장 앞에는 개막식 전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취재진들이 성황을 이루었다. 5월17일에 발행된 <버라이어티> 칸 데일리 1호에는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갓 도착한 기자들은 영화를 리뷰하기에 최상의 상태가 아니”라는 완곡한 표현으로 <다빈치 코드>에 대한 논평을 마무리했다.
5월17일에 있었던 <다빈치 코드> 기자회견에는 감독 론 하워드와 주연배우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 이언 맥켈런, 폴 베타니, 장 르노 등이 참석했으며, 질문은 주로 <다빈치 코드>가 몰고 온 종교적 이슈에 집중되었다. 론 하워드 감독은 “책을 읽은 사람이 만족하고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스릴을 느낄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여부에 대한 관심보다는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여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올드보이>의 주연배우 최민식은 5월17일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는 행사장 앞에서 FTA 협정 반대 스크린쿼터 수호 침묵시위를 가졌다. 5월19일에는 켄 로치 감독 등을 초청해 문화다양성에 대한 기자회견 등의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