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재난과 맞닥뜨렸을 때 느끼게 될 공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31일 개봉하는 영화 <포세이돈>의 볼프강 페터젠 감독이 17일 오후 일본 도쿄 롯폰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시 루커스, 커트 러셀, 에미 로섬 등 주연배우들도 함께 참석했다.
1972년 작 <포세이돈 어드벤처>를 리메이크한 페터젠 감독은 ‘영화’ 같았던 원작에 비해, ‘사실성’에 비중을 뒀다는 점을 강조하며 새롭게 탄생한 1억5천만달러(약 1405억원)짜리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를 소개했다. 그는 “<포세이돈>은 세팅에서부터 극사실주의적인 영화”라고 말했다. “즐기기 위해 탔던 배에서 재해가 일어나고,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이 짧은 시간 안에 살아 남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사실적인 모습이 더욱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곳곳에서 ‘사실성’을 강조한 감독의 의중이 엿보인다. 감독은 감전과 익사의 위험이 따르는 대부분의 장면을 대역 없이 배우들에게 맡겼고, 주인공이 잠시 동안 조깅하는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기 위해서 14개월을 쏟아붓기도 했다. 또 <포세이돈>은 거대한 파도 때문에 침몰하는 유람선 속 상황을 그리고 있지만, 숨진 희생자 대부분은 익사가 아니라 감전이나 폭발, 충돌 때문에 죽는 것으로 묘사된다. 감독은 “원래 배가 뒤집히면 초반에는 폭발·화재·추락 등으로 죽는 사람이 많고, ‘물’이 적이 되는 것은 소수 생존자들이 살아남은 이후부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침몰하는 호화여객선 ‘포세이돈’에서 탈출하려는 다양한 인물들의 성공과 실패기를 그린 <포세이돈>에서는 페터젠 감독의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가 엿보이기도 한다. 감독은 “삶과 죽음은 인간들 마음대로 예측할 수 없고, 살아야 할 사람이 살고, 죽어도 괜찮은 사람이 죽는 식으로 진행되지도 않는다”며 영화에서 살려고 했던 등장인물을 죽이고, 죽고자 했던 사람을 살린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