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광신도 카톨릭 집단 부분 논란…상영 금지 투쟁 등 반발 거세
영화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각국 종교계의 반발이 거세다. 그리스, 로마, 러시아의 정교회 지도자들은 설교 도중 영화에 비난을 쏟아냈고, 특히 그리스에서는 200여명의 항의자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십자가와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필리핀에서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상영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역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한 바 있다. 싱가포르는 “성숙한 관객만이 사실과 허구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16살 미만 관람 불가 판정을 내렸다. 타이는 기독교계의 뜻을 받아들여 영화의 마지막 10분을 삭제한 채 개봉할 것을 명령했으나, 다시 이를 번복하여 삭제없이 상영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1800만 로마 가톨릭 신자들을 감안한 인도 정부는 일단 영화의 상영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인도의 가톨릭세속포럼 지도자 등은 영화의 완전한 상영 금지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소설 <다빈치 코드>의 동명영화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자식을 두었고, 이를 은폐하려는 광신도 가톨릭 집단의 암약이 있었다는 등의 내용이다. 영화 속에서 비밀 결사대로 표현된 보수 가톨릭 단체 오푸스 데이는 이미 배급사 소니픽처스에 결말 수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 있고, <다빈치 코드>의 내용에 맞서 ‘그라타 다빈치’라는 온라인 게임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반응에 대해 소니픽처스쪽은 “영화는 허구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감독 론 하워드 역시 “이것은 허구의 작업이지 종교적인 위반을 의도한 것도 아니고, 신학도 아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초대받은 <다빈치 코드>는 현지에서 작품 자체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영화제 시사회에서 영화를 미리 본 각국 언론들은 대체로 호의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영화의 중요한 비밀을 풀어내는 장면에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 등이 주요 이유다. 그러나 작품성을 떠나 <다빈치 코드>에 대한 논란이 오히려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심어주어 간접 마케팅 효과를 높이고 있다는 주장이 한쪽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빈치 코드>는 8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며 지난 5월18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