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라는 절대 등식이 성립해 있지만, 시리즈의 첫 작품 <레이더스>의 제작 초기만 해도 인디아나 역은 톰 셀릭이 하기로 되어 있었다. TV시리즈 계약 때문에 셀릭의 출연은 불발로 그쳤지만, 그가 당시 매리언 역의 후보였던 숀 영과 함께 나온 스크린 테스트 영상을 보면 ‘포드가 아니었어도 괜찮았겠다’ 싶을 정도로 나름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DVD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수많은 뒷이야기들 가운데 하나다. 꼼꼼히 만든 미니어처 배경에서 손바닥만한 인형을 일일이 움직이고, 비행기 모형에 실제로 불을 붙이며, 진짜 다리를 만들었다 아낌없이 끊어버리고, 스턴트맨은 달리는 트럭 밑바닥에서 아슬아슬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 모든 것은 영화 자체의 복고적 향취와 함께 CG가 없던 ‘아날로그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그리움 하니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리버 피닉스나 덴홈 엘리어트도 떠오른다. 이들이 영상에서나마 되살아나 영화에 대해 말하는 것도 이제는 DVD에서나 볼 수 있다. 흔히 이런 모험영화에선 ‘보기엔 재미있지만 만드는 건 힘겹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물론 이런저런 현실적인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본질적으로 이 3부작은 스필버그와 루카스가 어린 시절 흠뻑 빠졌던 1930∼40년대 연속 모험물의 즐거움을 되살리기 위한 과정이다. 그래서인지 제작과정 역시 한편의 멋진 모험영화 같다. 시대착오적인 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특유의 복고적 매력으로 지금도 관객을 사로잡는 3부작 본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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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적 매력 물씬, 본편과 제작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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