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물밑에 잠겨 있던 할리우드의 인종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고용평등위원회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2003년 <패스트&퓨리어스2> 촬영 당시 흑인 조감독 프랭크 데이비스를 인종적 이유로 해고했다며 고소했다. 역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며 <패스트&퓨리어스2>의 감독 존 싱글턴은 “프로듀서가 나를 불러내 ‘당신 조감독이랑 문제가 좀 있다’고 했지만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나는 그를 해고해선 안 된다고 내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보통 조감독을 고용하고 해고하는 것은 감독의 권한이다. 변호사 안나 박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알려왔다. 그러나 나서는 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종차별을 당한 피해자가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은 이중삼중의 부담이다. “그가 이긴다고 치자. 그러고 나면 경력을 쌓을 수 있을 것 같나? 그때부터 딱지 두개가 붙는 거다. 흑인 그리고 소송쟁이.” 어떤 감독의 말대로, 데이비스는 문제의 해고 이후 어디에도 고용되지 못했다. 유니버설쪽은 데이비스가 이전에 세번 해고당한 적이 있음을 외려 문제삼으며, 그가 조감독으로 있던 당시 촬영 스케줄이 늦어졌고 안전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왜 그의 이력을 고용 전에 참작하지 않았는지’, ‘왜 그를 해고하고 몇달이나 지나서야 해명이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소송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재판은 6월27일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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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용평등위 <패스트&퓨리어스2> 흑인 조감독 해고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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