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태곤(29·사진 오른쪽)과 유동근(50·왼쪽)이 고구려의 명장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다룬 에스비에스 정통사극 〈연개소문〉(100부작, 극본 이환경, 연출 이종한)에서 각각 청년과 장년의 연개소문 역을 맡았다. 데뷔작 〈하늘이시여〉에서 ‘구왕모’ 역을 연기한 신인 배우 이태곤은 차기 작에서도 주인공을 맡는 행운을 거머쥐었고, 사극 〈명성황후〉 〈용의 눈물〉의 ‘조선 임금’ 유동근은 선 굵은 얼굴, 우렁찬 목소리로 이번에도 우두머리 자리를 차지했다.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이종한 피디는 “이태곤은 풋풋하고 혈기 왕성한 야망가, 유동근은 무예에 능한 노련한 지략가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에스비에스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이태곤은 “액션영화 〈글래디에이터〉 〈브레이브 하트〉를 즐겨봤는데 거기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강한 역을 하고 싶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하늘이시여〉에서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터라 정통 사극을 어떻게 소화할지 관심을 끈다. 그는 “일단 대사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이 말을 하는 연개소문의 기분이 어떨지를 감독님과 의논한다”고 말했다. 1년 동안 연기해온 부드러운 ‘왕모’의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도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 아직 상대 여배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는 사극다운 색깔의 멜로도 보여줄 계획이다.
“연개소문은 평소엔 거칠지만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워집니다.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하는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멋진 남자입니다.”
11회부터 53회까지 출연하는 이태곤에 이어 장년의 연개소문을 맡은 유동근은 백전노장이지만 “연개소문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데다 그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연개소문에 관한 사료와 대본에 기초해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려고 한다”며 “그를 미화하기보다는 긍정적,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보여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벽부터 이어지는 강행군에 분장 시간만 1시간30분쯤 걸리고 18㎏에 이르는 갑옷을 입은 터라 연기가 쉽지는 않다고 털어놓았다. 청년 연개소문은 자신만만하고, 장년 연개소문은 신중하다.
고구려의 명장 〈연개소문〉이 고구려를 세운 문화방송의 〈주몽〉과 맞붙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유동근, 이태곤 주연의 〈연개소문〉은 〈하늘이시여〉 후속으로 7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