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관람가 애니메이션’ <아치와 씨팍>이 6월19일 기자시사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조범진 감독과 J-Team이 5년동안 만든 이 애니메이션은 ‘몹시 양아치 액숀’이라는 카피에 걸맞게 무정부적이고 대책없는 캐릭터들을 자유분방하게 보여준다. 이야기의 배경은 인간의 대변이 에너지원인 시대. 정부는 ‘똥’ 생산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배변을 한 사람에게 ‘하드’라는 환각물질을 선물로 제공한다. 주인공인 아치(목소리 류승범)와 씨팍(임창정)은 이 하드를 강탈하는 양아치들이다. 이들은 똥 한방에 수백개의 하드를 얻어낼 수 있는 이쁜이(현영)를 만나게 되고 정부와 보자기 킹(신해철)을 우두머리로 한 돌연변이 종족 등으로부터 추격을 받는다. <아치와 씨팍>은 이들의 물고물리는 싸움을 유쾌한 활극으로 풀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춘다. 2D와 3D를 합성한 영상은 비교적 정교하며 엽기발랄한 캐릭터들 또한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인디아나 존스> <매트리스> <전함 포텐킨> 등 여러 영화를 노골적으로 패러디한 장면 또한 잔재미를 준다. <아치와 씨팍>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에서처럼 정치적 메타포나 문명 비판적 시각을 기대해선 안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시사회 전 무대인사에서 감독과 목소리 연기자들이 “아무 생각없이 봐달라”고 한 이유를 알게 된다. 하지만 <아치와 씨팍>은 별 생각없는 활극으로 본다 해도 흥미롭고 귀여우며 유쾌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 캐릭터보다 조연급 캐릭터가 훨씬 인상깊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을 순 있겠지만.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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