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죽음을 부르는 성형, <신데렐라> 촬영현장
2006-06-27
글 : 김수경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봉만대가 돌아왔다. 끈적끈적한 에로영화가 아니라 10대 소녀들의 괴담으로. 옅은 갈색의 회벽과 원목 문으로 이루어진 수술실 옆에는 로비와 피부관리실이 있고 맞은편은 원장실이다. “배우들 신발 끌지 말라고 해.” 동시녹음 김경호 기사가 외친다. 다섯명의 어린 여배우가 생일파티를 벌이는 이곳은 <신데렐라>의 촬영현장인 부산 영상위 A스튜디오. 메가폰을 손에 쥔 봉만대 감독이 취재진에게 “열띤 취재열기가 느껴진다”며 너스레를 떤다. 오늘 촬영분량은 현수(신세경)의 생일파티 회상장면과 코수술에 임하는 윤희(도지원)의 모습. 처음으로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봉 감독은 “호러영화를 즐겨 보지는 않지만 에로와 장르적 개성이나 스타일이 유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신데렐라>를 창립작으로 선보일 미니필름 박민희 대표는 “10대 소녀들에게 성형은 이미 유행이 아니라 모럴”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소녀들의 생일축하 노래가 끝나면 수술실과 피부관리실 사이에서 진행된 생일파티 장면이 마무리된다. 다음은 수술장면. 특수분장팀이 준비한 실리콘 마스크와 피가 등장한다. 쏟아지는 실내조명과 수술등 아래 능숙하게 메스를 움직이는 도지원의 손놀림이 인상적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CG를 담당하는 풍년상회 김태훈 실장은 “<신데렐라>는 형이상학적인 느낌보다는 리얼리티를 극대화하는 방식의 CG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한다. 그는 <싸움의 기술> <각설탕>을 작업했고 최근 할리우드영화 <록키6>에도 참여했다. <신데렐라>는 여고생 현수와 그녀의 엄마 성형외과 의사 윤희를 중심으로 성형수술 뒤 이유없이 죽어가는 현수 친구들의 미스터리를 따라잡는 이야기다. 도지원은 “반전이나 공포보다는 커다란 감정의 진폭을 보여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극중의 현수처럼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주인공 신세경은 “엄마와 있을 때는 여고생의 답답함을 보여주고 친구들과 있을 때는 밝은 현수의 모습이나 예뻐지기 위한 욕망에서 빚어지는 비극이라는 드라마는 또래 관객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 33회차 중 90% 이상을 진행한 봉만대 감독의 공포물 <신데렐라>는 8월 중순경 극장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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