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리뷰]
한심한 TV를 향한 조지 클루니의 충고, <굿 나잇 앤 굿 럭>
2006-06-27
글 : ibuti

1950년대에 <CBS>에서 <See It Now>를 진행한 에드워드 R. 머로는 이후 방송인들이 어김없이 그와 비교당해야 했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굿 나잇 앤 굿 럭>은 머로의 경력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인 조셉 매카시와의 일전을 다룬 작품이다. 그런데 영화는 차갑고 정교할 뿐 열기가 없다. 영화의 시작점인 1953년 10월은 매카시가 스스로 무너져내리기 얼마 전인 게 사실이고, 그래서 양심의 대변자로서 TV의 진정한 역할을 숙고하던 머로보다 담배를 물고 ‘굿 나잇 앤 굿 럭’이라는 쿨한 멘트를 날리며 시청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가 잔상으로 더 머문다. 그것은 의식있는 연예인이 진행하는 한편의 부산한 쇼를 본 느낌에 가깝다. 악몽 같은 현실에 저항하다 생사를 넘나든 사람들을 수없이 목격한 우리로서는 머로와 매카시의 대결을 방송과 정치라는 두 권력의 다툼 이상으로 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굿 나잇 앤 굿 럭>은 1950년대에 작금의 상황을 빗댄 정치적 코멘트라기보다 한심한 지경에 빠진 TV를 향한 충고라고 보는 게 더 맞겠다. 데뷔작 <컨페션>에 이어 TV의 의미를 되짚는 조지 클루니는 언론을 버린 채 오락만을 부양하는 TV가 분명 볼썽사나웠던 게다. 조지 클루니는 스크린보다 DVD로 <굿 나잇 앤 굿 럭>을 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는데, 그런 자신감을 실감할 정도로 DVD의 화질이 좋긴 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극장의 영상을 능가한다는 건 농담이지 싶다. 부록 ‘자매편’(15분, 사진)에선 제작진과 실존인물들이 옛 경험과 제작 뒷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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