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계절 여름, 발리우드산 슈퍼히어로가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외계인에게 초능력을 전수받은 아버지를 둔 <크리쉬>(Krrish). <수퍼맨 리턴즈>의 전세계 동시 개봉 한주 전인 6월 넷쨋주 주말, 인도를 강타할 <크리쉬>는 <E.T.>를 연상시키는 최초의 SF 힌디 영화<Koi… mil gaya>(나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2003)의 후속편이다. 전편 주인공의 능력을 그대로 물려받은 크리슈나는 자신의 능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사랑하는 여자를 쫓아 싱가포르로 향하고, 그곳에서 미친 과학자를 만나 대결을 벌인다. 전편에 이어 각각 감독과 주연을 맡은 라케시 로샨과 흐리틱 로샨은 발리우드에서 알아주는 흥행사 부자(父子). “여태껏 익숙한 발리우드영화와는 전혀 다른 영화”라고 자신하는 로샨 감독은 ‘<크리쉬>가 발리우드판 <슈퍼맨>’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적어도 검은 트렌치 코트에 복면을 쓴 <크리쉬>의 외양은 슈퍼맨보다는 배트맨과 네오(<매트릭스>)의 중간 버전에 가깝다. 그러나 그는 “발리우드가 할리우드에 비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욕망을 감추지 않는다.
<크리쉬>를 향한 관심은 단지 발리우드 최초의 슈퍼히어로 영화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1천만달러라는 거액의 제작비, 공들인 특수효과, 힌디어뿐 아니라 타밀어와 텔루구어로 더빙하여 인도 전역에서 동시 개봉을 시도한다는 점 등이 로맨스와 희비극이 뒤섞인 전형적인 발리우드 영화와는 여러모로 다를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발리우드스러운’ 선택이라면, 이 영웅이 춤과 노래에도 능하다는 점 정도. <크리쉬>의 흥행 전망은 현재로선 밝은 편이다. 인도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아드랍스 시네마의 운영책임자에 따르면 개봉을 이틀 앞둔 6월21일 현재 <크리쉬>는 전대미문의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