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유괴가 유괴를 부른다, <잔혹한 출근> 촬영현장
2006-07-10
사진 : 이혜정
글 : 이다혜

유괴범의 아이가 유괴된다는 특이한 설정의 <잔혹한 출근>(게이트픽쳐스 제작) 촬영현장 공개가 6월17일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 있었다. 김태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잔혹한 출근>에는 김수로가 사채에 쫓겨 유괴를 저질렀다가 자신의 딸이 유괴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샐러리맨 동철로 출연한다. 꼭짓점댄스로 월드컵 응원 인기몰이를 한 탓일까, 주인공 동철을 연기하는 김수로가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월드컵 경기 관전평을 해주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7월 중 크랭크업을 앞두고 있으니 촬영 막바지이지만, 이날 공개한 장면은 영화의 첫 장면이다. 한 여고생(고은아)이 입시학원 광고 포스터에 신경질적으로 낙서를 하고 있다. 포스터 속 사진의 주인공인 서울대 합격생의 자랑스러운 미소는 점점 망가지기 시작한다.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30대 초반의 동철과 20대 중·후반의 만호(이선균)가 커다란 종이박스를 밀차에 싣고 들어선다. 여고생은 그들의 존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동철이 여학생에게 한마디 한다. “학생, 그런 짓 하면 쓰나?” 여고생은 되레 눈을 흘기며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어쩌라고?” 동철은 당황하지만 이내 서류가방을 만호에게 건넨다. 만호가 연 서류가방 안에는 수갑과 밧줄, 약품병 등이 보인다. 동철은 엘리베이터를 비상정지시키고 만호가 여학생의 입을 마취제를 적신 수건으로 틀어막는다. 잠시 뒤, 동철과 만호는 아까의 커다란 종이박스를 얹은 밀차를 밀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여고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유괴라는 소재를 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태윤 감독은 “유괴가 소재는 아니다. 유괴범 아이도 유괴된다는 상황이 중요하다”며 “코미디와 스릴러의 결합이 이 영화의 특성”이라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대본에 큰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는 김수로는 “영화를 결정할 때 관객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잔혹한 출근>은 일단 개봉되면 입소문이 좋게 날 거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잔혹한 출근>은 7월 중 촬영을 마치고, 가을 중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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