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덴 형제의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산다. 그 세상이 일상의 반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두 사람의 작업은 지루한 반복 이상이 아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삶의 순환을 읽는다면 한결같은 다르덴 형제의 우주는 수긍 가능한 곳이 된다. 두 사람은 한편이 전체가 되고 전체가 한편을 뒷받침하는 우주를 만든다. 아이가 있고 소녀와 소년이 있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는 곳. 다르덴 형제는 그들 사이에서 구태여 이야깃거리를 찾지 않는다. 다만 그들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고, 그들의 행위를 조용히 관찰하며, 관객이 그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볼 뿐이다. <약속>에서 아버지의 범죄에 직면한 소년 역할을 맡았던 제레미 르니에르가 <더 차일드>의 주인공으로 다시 등장한다. 그에게 아이가 생기고 오래지 않아 우리는 그가 저지르는 어처구니없는 행위를 목격한다. <더 차일드>는 이웃에 사는 소년의 수난에 관한 영화다. 그리고 다르덴 형제는 무릇 구원이란 곁에 살고 있는 누군가로부터 온다고 다시금 말한다. <로제타>에서 소녀에게 한 소년이 손을 내밀던 것처럼, 죄지은 남자에게 여자가 찾아와 손을 마주잡는다. 다르덴 형제가 자신이 만든 우주를 지배하는 신이 아니라 형제와 아이와 아버지의 목소리를 가진, 우리 곁의 친구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인간의 고결한 심성에 천착하는 다르덴 형제는 점점 로베르 브레송의 무게와 깊이에 다다르고 있다. DVD의 부록으로는 두 감독이 프랑스 방송에서 가진 인터뷰(사진, 30분)와 촬영감독과 기사가 영상작업에 대해 말하는 ‘이미지 팩토리’(18분)가 있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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