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스튜디오의 7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카>가 7월5일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시사를 가졌다. <카>는 <토이 스토리> 1,2편의 감독 존 래세터가 픽사 작품들의 제작총괄만 관여해오다 6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작품이기도 하다.
<카>의 주인공은 성공을 꿈꾸는 패기만만한 레이싱카 ’라이트닝 맥퀸’(오언 윌슨). 레이싱카에게 최고의 영광이나 다름없는 피스톤컵 결승을 목전에 두고 맥퀸은 결승지 LA로 가던 도중 길을 잃는다. 그가 도착한 곳은, 지도에서도 사라진 옛 도로 66번 곁의 작은 마을이다. ’래디에이터 스프링스’라 불리는 이곳의 주민들은 지금껏 맥퀸이 살아온 방식과 달리 느리고 여유롭게 삶을 대한다. 도시에서의 부유하고 안정된 삶을 버리고 스스로 이곳에 찾아든 샐리 카레라(보니 헌트), 순박하고 솔직한 성격을 지닌 구식 트랙터 메이트(래리 더 케이블 가이) 등 주민들과 어울리는 동안 맥퀸은 우승컵만 바라던 자신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스스로를 자동차광이라고 부르는 존 래세터 감독은 <카>의 이야기를 <벅스 라이프> 때 이미 구상해 두었다고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66번 국도는 1926년에 개통돼 1985년 주간고속도로 시스템(Interstate Highway System)이 생겨나기 전까지 미국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중요한 길이었다. <카>에서는 이 길과 맥퀸의 레이싱 경기장이 이분법적인 비교 구도 위에 놓인다. 전자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삶의 태도, 그리고 인생의 매 순간을 즐기자는 느림의 미학을 상징한다. 후자는 당연히 인생 최대 가치를 목표 성취에 둔 현대인의 빠른 삶을 대변한다.
<카>의 이야기는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등에 비해 지나치게 이분법적인 가치관에 기반하고 있어서 평면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미국 중서부의 오래된 길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북돋는 대목들은 매우 미국적이라 쉽게 공감하기 어렵다. 대신 스펙터클에 관한 한 <카>는 픽사의 전작들을 또 한 번 넘어서는 기술적 진보를 보여준다. 레이싱장에서의 경기 시퀀스, 66번 국도 주변으로 펼쳐진 미 중부의 광활한 사막과 숲의 풍광, 자동차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운 표정 하나하나까지, 이제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기술은 단지 스토리를 보강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로서 영화 속에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카>는 7월20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