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신동엽, “지상파 못하는 파격쇼 개봉박두!”
2006-07-14
글 : 남은주
사진 : 정용일 (<한겨레21> 선임기자)
드라마·버라이어티채널 ‘티브이엔’ 준비중인 신동엽씨

씨제이미디어와 합작 10월 개국
예능계 합리적 보상문화 앞장
대형 스타들 추가 영입 계획도

“저평가됐지만, 예능분야가 최고의 잠재력을 갖춘 시장이다.” 개그맨에서 진행자로, 다시 예능분야 사업가로 변신한 신동엽(36·사진)씨의 지론이다.

2005년 12월 연예 매니지먼트사인 디와이(DY)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유재석, 김용만, 노홍철, 이혁재 등을 영입한 데 이어 오는 10월 씨제이 미디어와 함께 드라마·버라이어티 채널인 티브이엔(TVN) 개국을 준비 중인 그를 만났다.

소속 개그맨들이 당시 다른 매니지먼트사에서 엄청난 계약금을 제시했음에도 디와이 엔터테인먼트로 온 것은 그에 대한 신뢰 덕분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가 연예인들에게 받아낸 약속은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기 직전에 무조건 쉬겠다”였다. “개그맨의 배터리는 한번 완전히 방전되면 충전하기 어렵습니다. 회사는 시장조사, 설문조사, 모니터링 등을 하면서 활동을 평가하고 주기를 잡는 노릇을 합니다.” 가치가 다할 때까지 연예인을 소진시키던 관행은 16년 동안 방송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국면을 경험했던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 듯하다.

“신인에게 출연료의 절반만 주면서 불공평한 계약을 맺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빨리 재능을 키워서 인기를 얻으면 그때 정상적인 비율로 계약하면 됩니다.”그는 신인계약에 대해서도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떤 신인이 오건 불공평한 계약조건은 없다”는 그의 말에 호응이라도 하듯 21일부터 채널 엠넷에서 방영될 〈토크킹 19금-‘제2의 신동엽을 찾는다’〉에는 5천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예능 프로그램은 한류를 타고 수출할 수 없다고 과소평가합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길어야 6개월이지만, 예능프로그램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몇년씩 방송됩니다. 투자 대비 효과가 아주 큰 종목입니다. 그 안에서 개그맨도, 가수도, 배우도 나올 수 있고, 시트콤도 코미디도 노래도 할 수 있는 다양성의 총합과 같은 장르입니다.” 스스로를 “예능분야의 가능성을 먼저 발견한 합리적인 시장주의자”라고 말하는 그는 인력과 제작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5~10년 사이에 방송에도 자유경쟁 시스템이 자리 잡게 되고, 연예인뿐만 아니라 작가, 피디, 제작진에게도 경쟁과 보상으로 인력 개발이 진행될 것”이라고 하며 “합리적인 보상이 있어야 예능분야의 파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믿는 그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만만찮다. 대형 스타들이 포진해 있고, 씨제이 미디어의 투자를 받는 디와이 엔터테인먼트가 예능분야에서는 최초로 매니지먼트에 제작, 유통까지 하겠다고 밝히고 나서자 업계는 긴장했지만, 그는 정작 “외주제작은 서두를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10월 개국하는 티브이엔 채널에서도 2개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을 맡는 수준에서 참여한다고 했다. “지상파에서는 규제 때문에 못했던 내용도 담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는 파격적인 형식의 쇼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말에는 “다시 한번 놀랄만한 대형 스타들을 여럿 영입할 계획”도 슬쩍 비췄다.

〈헤이헤이헤이〉에서 변태콩트를 벌이고, 탤런트 이승연에게 개그맨 강호동과의 악성루머에 대해 ‘까놓고’ 물어보던 그였다. 우리 사회의 금기나 관행을 능청맞게 타넘으며 어길 줄 아는 저런 개그맨에게는 한 대 맞아도 아프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다시 한번 그는 아프지 않게 방송연예계를 때리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와 디와이 엔터테인먼트가 방송계 변화의 핵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