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이 1997년 <타이타닉> 이후 9년 만에 신작 계획을 발표했다. 카메론은 <할리우드 리포터> 등을 통해 지난해부터 <프로젝트 880>이라는 가제로만 알려졌던 SF영화의 제목이 <아바타>이고, 2007년 2월까지는 촬영을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바타>는 하반신이 마비된 상이군인이 지구를 떠나 인간형 생명체인 원주민과 지구인이 함께 살고 있는 외계행성으로 가면서 시작되는 영화라고 알려졌다. 주요 캐릭터는 해군에서 제대한 상이군인과 고양이와 인간을 더한 듯한 모습의 외계인 여인. 카메론은 이 밖에도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이미 알려진 스타보다는 오디션으로 캐스팅한 무명의 신인배우를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막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는 인재를 발견하는 것이 좀더 스릴있기 때문”이다.
카메론은 “매우 거대한 프로젝트”인 <아바타>의 촬영기간은 한달 반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도 선언했다. 그는 “한달 반은 이런 영화를 찍기에 그리 긴 기간은 아니다. <아바타>는 CG와 시각효과가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것인데, 그 대부분은 퍼포먼스 캡처”라고 설명했다. 카메론의 설명에 의하면 퍼포먼스 캡처는 <반지의 제왕>을 비롯한 많은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기용한 모션 캡처와 다르게, 캡처한 배우의 움직임을 애니메이션으로 재작업하지 않고,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법이다. 카메론은 퍼포먼스 캡처와 모션 캡처 사이에서 갈등했지만 “배우의 연기가 고스란히 살아나고 감독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는 점에 이끌려 지난해 8월부터 퍼포먼스 캡처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이제는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그동안 TV시리즈 <다크 엔젤>과 스티븐 소더버그의 <솔라리스>를 제작한 것을 제외하면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지 않았던 카메론은 퍼포먼스 캡처 기법과 함께 이미 사용단계에 들어선 HD 3D 카메라도 개발해왔다. 아이맥스영화 <오션 프렌지>가 그 카메라로 촬영된 경우. 카메론은 <타이타닉> 등에서 함께 작업했던 촬영스탭 빈스 페이스와 함께 2000년부터 HD 3D 카메라를 개발했고, <아바타> 촬영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므로 <아바타>와 함께 카메론의 차기작 물망에 올랐던 SF영화 <배틀 엔젤>은 당분간 보류된 상태. 이미 신인배우를 찾는 작업을 시작한 <아바타>는 <타이타닉>의 제작사였던 이십세기 폭스가 제작해 2008년 여름에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