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는 발리우드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연간 12가지의 언어로 1천여편의 영화를 만들고 있는 인도 영화계는 그간 <마더 인디아> <살람 봄베이> <라간> 등 세편의 영화를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렸을 뿐 수상작은 내지 못했다. 그 때문인지 최근에는 특유의 현실도피적인 뮤지컬 쇼 형식을 버린 인도영화를 오스카를 겨냥한 작품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그러나 2005년 <블랙>을 비롯한 4편의 출연작이 거둬들인 수입이 2300만달러에 이르는 인도의 국민배우 아미타브 바흐찬의 생각은 좀 다르다. 37년간 160편 가까운 영화에 출연한 64살의 노배우는 유니세프 친선대사 임명장과 명예박사학위 및 기사작위를 받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스카를 수상하는 것이 위대한 영화로 인정받는 유일한 길도 아니고, 인도영화가 오스카에 목을 매고 있다는 인식은 불쾌하다. 인도에는 국제인도영화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상이 따로 있고, 우리의 창의력은 최고 수준이다.” 그로서는 연간 할리우드의 3배에 달하는 영화를 만들고 있는 인도영화를 봄베이(현 뭄바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인 발리우드라고 부르는 것마저 탐탁지 않다고. 바흐찬이 2002년 <BBC>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로렌스 올리비에를 제치고 영화·연극계에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아이콘으로 뽑힌 것을 떠올리면 그런 자긍심을 지나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지껏 단 한편의 할리우드영화에도 출연한 바 없지만 언제든 서구영화에 출연할 의사가 있다는 바흐찬은 <신부와 편견>처럼 “창조적 관심이 일치한다면 인도영화와 결합한 영화는 환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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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국민배우 아미타브 바흐찬, 영국 방문 기자회견서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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