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청소년은 영화의 미래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2006-08-01
글 : 오정연
8월2일 개막…청소년 작품 76편 선보여

동세대가 만든 영화를 관객들과 함께 감상하고 토론하며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제는 영화교육을 위한 최고의 장이다. 오는 8월2일부터 6일까지 씨너스 명동에서 여덟 번째 행사를 준비한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이하 SIYFF) 역시 마찬가지. 1999년 첫선을 보인 이래 8회째를 맞이하며 양질의 영상교육에 목마른 시네키드를 위한 영상축제로 자리잡았다. 장·단편 초청작과 본선 진출작 등 영화상영 외에 준비된 부대행사들이 푸짐한 것은 그 때문이다. 8월5일 씨너스 명동3관에서는 ‘청소년영화제와 미디어 교육’에 대한 국제 영상미디어 교육포럼이 열리고, 영화제 기간에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는 청소년 폭력 예방을 주제로 국제 청소년영화 제작 캠프가 열린다. 여기서 제작되는 영상물은 SIYFF 대상 수상작과 함께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행사 기간에는 청소년심사위원단이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본선 진출작을 감상하고 비평과 토론을 거쳐 SIYFF 시선상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 밖의 시상내역은 대상, 심사위원특별상, 예술실험상, 현실도전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등이 있다.

‘영화, 마법에 빠지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올해 SIYFF는 그룹 ‘신화’를 홍보대사로 손태영과 김강우를 SIYFF 지킴이로 선정하는 등 영상제작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뿐 아니라 폭넓은 대중을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필름포럼1관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에서는 밸패스트를 배경으로 하는 두 소년의 모험담을 그린 아일랜드영화 <미키보와 나>(테리 로안)가 관객을 만난다. 장편초청섹션에는 소녀들의 사랑을 다룬 영화부터 B급영화까지 7편의 해외영화,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미개봉 한국장편 <원탁의 천사>(권성국)와 <각설탕>(이환경)이 포진해 있다. SIYFF 집행위원회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함께 진행한 사전제작 지원작 14편도 눈길을 끈다. 만13세 이상 24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지원한 99편 중 선정된 이 영화들은 ‘아름다운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는 작품들이다. 경쟁부문과 마찬가지로 만13세 이상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만든 영화를 섹션1, 만18세 이상 24세 미만의 청소년이 제작한 작품을 섹션2로 분류했다.

<각설탕>
<미키보와 나>

청소년이 직접 제작했거나 청소년을 다룬 22개국 76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SIYFF의 주된 부문은 국내외 청소년 경쟁섹션. 김곡, 김선, 윤성호 등 독립영화의 스타 감독을 배출한 부문으로 오늘날 영화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눈높이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연출한 청소년1부 국내 경쟁작들은 자신들의 일상과 문제를 다룬 작품의 스펙트럼이 놀랍다. 콜라에 중독된 학생이 퇴학당한 직후 내뱉는 독백으로 이루어진 <홀든>(김태영), 한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생리를 반갑지 않은 손님 대하듯 맞이하는 여고생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린 <생리대가 필요한 날>(정다이)처럼 소박한 영화부터 인터넷메일을 소재로 한 일종의 스릴러물 <당신의 가치는 얼마입니까?>(신인철)처럼 대중적인 재미를 우선시한 완성도 높은 영화까지 분위기도 다양하다. 소외된 이들에게 카메라를 가져간 <아! 대한민국>(가성문), 두발자유화 투쟁을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재구성한 <바람>(류재건), 편파적인 고등학교 성교육과 성의식에 상처입는 성적 소수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어느 멋진 봄날>(윤철환), 탈북 청소년이 4년간 머물렀던 중국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머나먼 여정>(양미) 등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깊이있게 다룬 시선이 돋보인다. 대학생들의 연출작으로 이루어진 청소년2부에서는 아버지의 외도 등 고달픈 어른의 세계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이 인상적인 <훼미리 사이즈 피자>(김경미) 등이 눈에 띈다. 무분별하게 사용된 삽입곡들이 거슬린다는 점 외에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안정된 수준을 보이는 청소년1부와 달리 청소년2부는 깔끔한 형식에 비해 전체적인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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