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배우 김지영과 김유석이 주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금요드라마 주인공이 됐다. 11일 첫 전파를 타는 에스비에스 〈내 사랑 못난이〉(극본 정지우, 연출 신윤섭, 금 저녁 8시55분)에서 김지영은 억척스러운 미혼모 진차연 역, 김유석은 어리숙한 사기꾼 이호태 역을 맡아 신파조의 금요드라마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바꾼다. 둘은 같은 보육원 출신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지만 걸핏하면 티격태격하는 ‘악어와 악어새’로 나온다. 지난 1일 서울 목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신윤섭 피디는 “두 배우가 기왕에 보여주지 않은 코믹한 모습을 최대한 끌어낼 것”이라며 “분위기를 한층 발랄하게 연출해 기존 시청자층인 주부들에서부터 20대까지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흡이 긴 일일연속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를 마친 김지영은 쉴 틈 없이 차연 역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그는 “차연이는 마치 철인 3종 경기를 하는 선수 같아요. 아픈 아이의 수술비와 생계비를 마련하려고 안마사, 청소부, 밤무대 대타 가수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는 강인한 여자”라고 설명했다. 그런 억척스러움이 코믹한 장면을 연출한다. 마사지를 받는 고객이 남긴 음식을 먹다 사레들리고, 촌스러운 화장에 반짝이 옷을 입고 공연을 하는 등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코믹함 속에 희귀병을 앓는 아들을 향한 따뜻한 모정도 그려낼 예정이다. 그는 “차연이와 저는 여성스럽기도 하고 터프한 면도 있는 등 다중적인 모습이 닮았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실제 제 모습을 많이 끌어낼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유석은 전작 〈인생이여 고마워요〉의 완벽한 남자인 인석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재벌 2세의 부인을 꼬시려고 의사 행세를 하다 망신당하고 차연의 돈을 사기당해 차연에게 죽도록 맞는다. 그래서 이번 연기의 핵심은 진지함과 고상함을 벗고 확실히 망가지는 것이란다. 여기에 미묘한 감정 변화도 소화해야 한다. “호태가 처음엔 여자로 보지 않았던 차연이와 지내면서 점점 사랑을 느끼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연기 변신이지만, 그는 “그동안 해오던 진지하고 무거운 역에서 벗어나 재미있고 망가지는 역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평범한 외모지만 생활 연기가 돋보인다는 점에서 닮았다. 그런 둘은 베테랑 연기자답게 첫 만남치곤 뛰어난 호흡을 자랑한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그런만큼 이들이 〈내 사랑 못난이〉에서 펼칠 자연스러운 앙상블 연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