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디스코 3인방의 쿵짝쿵짝 해프닝~ <디스코2000> 촬영현장
2006-08-09
글 : 오정연
사진 : 이혜정

지난 7월31일 오후 3시. 이태원에 위치한 클럽 ‘reBall’ 안은 딴 세상이다. 자욱한 스모그, 자미로콰이의 흥겨운 음악,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조명은 여느 클럽의 자정 무렵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구석구석에서 조명을 세팅하고, 카메라의 동선을 확인하며, 수십명에 달하는 보조출연자와 주연배우의 분장과 연기지도에 여념이 없는 스탭들, 그리고 저마다 다른 의상이 각자의 개성을 보여주는 세명의 주인공 도윤(손철민)과 천선(최영열), 영준(박성일)이다.

KT&G 상상메이킹 사전제작 지원작인 <디스코2000>은 내세울 것 없고 바쁠 것 없는 세 젊음이 일련의 해프닝을 통해 작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그리는 청춘영화. ‘닭옷’을 입고 치킨배달을 하던 도윤이 첫사랑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Pulp의 노래 <disco 2000>에서 따온 제목의 단편으로 만들려 했던 이도윤 감독은 Pulp의 또 다른 노래 <Common People, This is Hard Core>를 제목으로 하는 일련의 단편을 떠올렸다. 3부작으로 만들려고 생각했던 이도윤 감독은 <우리, 여행자들>로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삼성르노상을 수상하고 제작지원을 받으면서 자신과 친구들의 모습이 반영된(주인공의 이름도 그대로 따왔다) 세 이야기를 하나로 엮겠다 결심하게 됐다.

스테디캠으로 한 컷으로 담아내야 할 장면이기에 준비와 리허설 시간이 길어진다. 웨이터를 따라가던 카메라가 도윤과 천선을 발견하고, 두명의 미녀를 이끌고 거들먹거리며 클럽에 들어서는 영준을 따라 클럽 안을 휘젓고 다녀야 하는 고난위도의 촬영. 각 스탭과 사인 맞추랴, 스탭들이 각자 ‘개인적인 루트’로 다섯명씩 섭외한 보조출연자들에게 연기지도하랴, 조연출의 말투는 점점 빨라지고, 김선철 촬영감독의 발걸음도 속도를 더한다. 오후 4시부터 본격적인 리허설에 들어간 클럽 분량은 9번의 테이크만에 마무리된다. <디스코2000>은 1부에 해당하는 도윤의 분량 촬영을 8월7일에 끝내고, 8월이 가기 전 모든 촬영을 마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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