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 영화 전문 감독이란 타이틀을 지닌 봉만대 감독의 공포영화이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동상이몽> 등 봉만대의 영화 속엔 여성의 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심리도 많이 담겨있기 때문에 '예뻐지고 싶은 욕망과 성형이 부른 공포'를 다루었다는 <신데렐라>가 어떤 빛깔의 공포를 보일지 궁금했다. <신데렐라>는 성형이 소재이긴 하지만 예뻐지고 싶은 욕망이 공포의 중심은 아니다. 주변인물들이 성형한 자기 얼굴을 긋고 죽어가는 것에서 '예뻐지고 싶은 욕망의 파국'을 볼 수있지만, 핵심이 되는 공포는 '신데렐라'란 제목 속에 암시되어 있다. 동화 '신데렐라' 에는 재투성이 아가씨가 예쁜 여성으로 변모하는 허영의 모티브도 있지만, 계모가 자신의 딸에게는 최상의 것을 의붓 딸에게는 학대를 가하는 가정폭력의 모티브도 있다. 영화의 핵심적 공포는 여기에 있으며, 볼 때 보다도 보고 나서 곱씹을때 '참 끔찍한 이야기로구나...' 생각케 된다. 그런데 문제는 플롯이다. 무서운 이야기가 엉성하고 산만한 구성 때문에 몰입이 되지 않고, 신데렐라의 두가지 모티브가 잘 배합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공포의 순간조차 너무나 일상적인 대화들이 분위기를 깨는 것도 불만스럽다. 연기도 그다지 좋진 않다. 이런 영화에는 더 폭발적이고 섬뜩한 연기가 필요했지만 도지원의 표정은 그것을 담아내지 못했다. 소재는 좋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를 더 고민했어야 옳다.-황진미/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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