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전하고자 했던 김기덕 감독의 이번 간담회에서의 멘트가 시청률과 화제성에 의해 손발이 잘리면서 곡해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여겨진다.” <시간> 배급사 스폰지가 8월7일 있었던 <시간>의 기자 간담회장에서 김기덕 감독의 멘트를 인용한 언론의 태도에 관해 선정적인 보도라며 보도 메일과 공식 까페에 당일 기자 간담회 녹취록을 공개했다. <시간>은 새로움을 찾아 성형수술을 하는 여자와 그녀를 애타게 찾아 헤매다 자신도 역시 얼굴을 바꿔 새로워지려는 남자의 이야기다. 올 초만 해도 개봉이 불투명하다고 알려졌다가 극적으로 개봉이 결정된 영화인데다, 김 감독이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여서 자연스럽게 그가 한 말이 언론의 초점이 됐다. <괴물>의 흥행 상황에 대한 질문에 “긍정적인 해석이기도 하고 부정적인 해석이기도 한데, 한국영화의 수준과 한국 관객의 수준이 만난 최고점”이라고 한 답변 등이 화제로 떠올랐다.
문제는 방송과 신문, 인터넷 언론의 상당수가 ‘앞으로 내 영화 한국에서 개봉 안 하겠다’, ‘김기덕 영화 앞으로 한국에서 못 본다’는 식의 단정적인 어투를 써가며 헤드라인을 장식했다는 것. 그러나 김 감독은 확실히 “<시간>의 결과에 따라서”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동안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자신의 영화가 거둔 몇 십만명의 관객 성과를 예로 들며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20만명을 넘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그렇다면 내 생각이 조금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며 향후 개봉 여부에 관해 분명 여운을 남긴 바 있다. 게다가 “관객 수의 부가가치가 아닌 한국영화 관객이 내 영화를 받아들이는 이해의 부분에서 내가 부가가치를 못 느끼기 때문에 하는 말”인 것 같다며 단순히 관객동원을 위해 하는 말이 아님을 피력했다. 스폰지 조성규 대표는 “기사들이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다. 김 감독의 말이 담고 있는 이면을 좀더 들여다보고 이해하려할 필요가 있다”며 언론의 보도 태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