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영화산업의 메카 발리우드가 인도와 주변 지역을 벗어나 상업영화의 중심지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IMDB(Internet Movie Database)는 최근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발리우드영화들이 미국 내 인기상승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미국시장에서의 발리우드영화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에 거주하는 인도계 2세들의 자국영화에 대한 애착과 그들의 정서를 탁월하게 읽어내는 발리우드의 스토리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인도계 2세들의 발리우드에 대한 애착은 미 전역의 80개가 채 안 되는 개봉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발리우드영화들을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올려놓고 있다. 2001년작 <까삐 꾸시 까삐 깜>과 2004년작 <비르와 자라>는 미국 내 개봉수익 300만달러를 올린 영화들로 현재까지도 수많은 마니아 군단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인도계 2세들의 발리우드 사랑이 저절로 나온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발리우드의 과감한 투자와 마케팅, 인도인들의 정서를 잘 담아낸 스토리가 맞물려 있다. 실제 인도계 2세들의 정서에 더욱 근접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가시> <내일이 과연 올까> <초콜릿> 같은 영화들은 미국에서 촬영했다.
새로운 장르의 시도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LA타임스>는 최근 인도 토종 SF영화 <끄리쉬>가 <수퍼맨 리턴즈>와 함께 개봉하여 첫 3일 동안 64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끄리쉬>를 본 관객의 절반 이상이 비아시아계 사람들이었는데 이는 발리우드영화의 관객층이 인도계 2세들만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 <끄리쉬>는 현재 미국 75개 개봉관에서 상영 중이다.
인도 최대의 영화제작자이자 배급업자인 야쉬 라즈는 미국시장에서 발리우드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연간 10억달러로 이는 미국 전체 영화시장에서 볼 때 미미한 것이지만 미국에서의 인기상승은 발리우드영화 전반에 발전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굳건한 입지를 다진 발리우드영화의 미국시장 진출에 대해서 발리우드 마케팅 담당자인 기테쉬 판드야는 “마케팅과 배급에 좀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발리우드의 흥행수익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