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홍상수 감독 <해변의 여인> 첫 공개
2006-08-21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홍상수 감독의 신작 <해변의 여인>이 8월21일 서울극장에서 언론 및 배급 시사를 가졌다. 홍상수 감독과 주연배우 김승우, 고현정의 간단한 무대인사가 있은 뒤에 곧바로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감독 중래(김승우)는 시나리오가 잘 풀리지 않아 바람도 쐴 겸 후배인 미술감독 창욱(김태우)에게 여행을 가자고 조른다. 그럼 애인을 데려와도 되겠느냐고 묻는 유부남 창욱. 그렇게 해서 음악가 문숙(고현정)이 여행에 합류하고, 셋은 서해안 신두리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세 사람 사이에는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창욱이 자기의 애인이라고 소개한 문숙은 사사건건 창욱보다 중래에게 더 동조한다. 급기야 중래와 문숙은 창욱을 떼어 놓고 건너편 펜션의 빈 방에 들어가 밀애를 즐기고 숙소로 돌아온다. 일행이 서울로 돌아온 이틀 뒤, 중래는 다시 신두리에 가 있다. 이 번에는 정말 마음먹고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 그런데, 슈퍼에서 술을 사서 나오던 중래는 우연히 문숙과 꼭 닮은 것 같은 선희(송선미)를 보고 인터뷰를 하자고 신청하여 성공한다. 문숙처럼 선희도 이내 중래에게 끌린다. 그리고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그때 서울에 있을 줄 알았던 문숙이 신두리에 와 있다. 중래와 선희가 중래의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본 문숙은 술을 먹고 중래 방 앞에 와 소리를 지르다 잠이 든다. 이때부터 중래와 문숙과 선희의 관계가 점점 더 묘하게 얽힌다.

영화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 장소에서 질문 공세를 가장 많이 받은 건 영화에 첫 출연한 고현정이다. “첫 영화라고 해서 특별히 계획한 것은 없다. 영화를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알게 되서 행복했다”고 고현정은 데뷔 소감을 밝혔다. 김승우와 송선미 역시 “(영화 속) 직업이 영화감독이다 보니 지금까지 함께 작업한 감독들의 습관이나 행동을 따라하려 했다(김승우)”, “선배들이 너무 편했고, 촬영도 즐겁고 편했다. 배울 것이 많았다(송선미)”며 각각 에피소드와 소감을 밝혔다.

대체로 객석 안에서는 인물들이 벌이는 엉뚱한 말과 행동, 묘한 감정 대립, 진지하지만 낯선 표명 등을 따라 곧잘 웃음이 흘렀고, 그 웃음의 장치에 대해 묻는 질문에 홍 감독은 “사람마다 웃는 지점은 다 다르다. 의도적으로 관객을 웃기고자 찍지는 않는다. 다만, 어떤 장면에선 미소, 어이없음, 폭소 중 한 가지가 가능하겠다고 예상한 건 있다”고 답했다.

이물스러움 사이로 웃음이 비집고 나오는 그 연애담에 관심을 두고 보아도 흥미롭겠지만, ‘이미지’라는 깊은 우물을 둘러싸고 벌이는 영화 속 인물들의 크고 작은 연민과 난투의 연쇄, 그것에 매달리는 절실함과 난처함과 혹은 깨달음을 좇아갈 때 <해변의 여인>은 더 흥미로운 영화가 된다. 그렇게 볼 때, 이 영화의 연애담을 움직이는 진짜 동력으로서의 영화적 모험담까지도 생각하게 된다. 홍상수의 7번째 모험담은 이번에도 흥미롭다. 개봉은 8월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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