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김치로 가문을 일으키리라~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촬영현장
2006-08-23
글 : 박혜명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회장님! 저희가 돕겠습니다! 순수하게 민간인으로다가….” ‘빠마머리’를 한 정준하가 조직원으로 추청되는 30여명의 검은 인파를 이끌고 우아한 한옥 대청마루 앞에 와서 읍소한다. ‘가문’의 대모 홍 회장(김수미)을 돕겠다는 그와 함께 나선 과거의 조직원들은 양수리 운당 세트의 습기와 더위에 지친 표정이다. 밤 10시가 넘어간 시각. 주위의 어둠에 묻힐 만큼 짙은 초콜릿색이 된 스탭들의 피부색이 여름 한낮의 햇볕이 어떠했을지 가늠케 한다. 조명빛이 자리한 데마다 각종 나방들이 푸드덕푸드덕 날아든다. 스탭 하나가 나서서 대청마루에 설치해둔 조명기구에 달라붙은 손바닥만한 나방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잡아 딱지치기 하듯 바닥에 내쳐 죽인다.

탁. 탁. 운당의 나방들이 강제 추락사를 당하는 동안 종면 역의 정준하와 팔봉 멱의 김학재는 번갈아 대사 NG를 낸다. 가문의 장남 인재(신현준)와 사랑의 라이벌이었던 봉명필(공형진)이 홍 회장의 김치사업을 훼방놓은 것에 대해 저들이 복수를 하겠다며, “맡겨달라”고 호소하는 대목이다. “우리가 어려웠을 때 회장님께서 도와주셨잖습니까” 하고 나서 말을 멈추길 4번째. 김학재는 민망한 표정을 짓고, 조직원들은 땀으로 끈적해진 얼굴에 손부채를 연신 부쳐댄다. 8번째 테이크 돌입. 주연배우들끼리는 기분좋게 넘어가려는 분위기다. “괜찮아, 괜찮아. 하다보면 대사도 씹을 수 있고 그런 거지.” 정준하가 곁에서 돕고, 신현준은 그와 연신 장난을 주고받으며 촬영을 기다린다. “코미디물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현장 분위기인데 우리 영화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다. 가족 같다”는 신현준의 말이 크게 틀린 건 아닌 듯하다. 그 ‘가족’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인물이 가문의 장남 인재 역의 신현준과 차남 석재 역의 탁재훈이다. ‘메리야스’에 반바지, ‘쓰레빠’ 차림으로 현장을 누비는 탁재훈의 모습이 운당의 아늑한 한옥 세트와도 그럴듯하게 어울린다.

2편의 인물들이 고스란히 합류한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는 백호파를 거느리던 홍 회장 가문의 김치사업 이야기와 석재-순남(신이), 홍 회장-장 회장(김용건)의 과거사가 주된 내용을 이룬다. 2편을 연출했던 정용기 감독은 “캐릭터들과 상황이 전편보다 풍부해졌고 사건의 스케일도 훨씬 커졌다”며 “버라이어티한, 업그레이드된 코미디”가 될 것이라고, 촬영 막바지에 이른 3편에 대한 기대를 부추겼다. <가문의 부활…>은 8월 중순 촬영을 종료하며 40∼50분 분량의 CG작업을 거쳐 9월20일 개봉할 예정이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세 번째 추석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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