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CJ중국영화제 폐막작 <우리 둘>의 마리원 감독
2006-09-06
글 : 김은형 (한겨레 esc 팀장)
사진 : 이정용 (한겨레 기자)
‘젊고 깔끔해진 중국영화’ 어때요?

5일 막을 내린 제1회 CJ중국영화제의 폐막작 〈우리 둘〉은 달라지는 중국 영화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는 젊고 깔끔한 소품이다.

도시의 낡은 집에 사는 고집 센 할머니와 그 집에 세들어 사는 소녀의 우정을 그린 이 영화에는 두 사람의 섬세한 감정 교류가 존재할 뿐 장이머우식의 과장된 무협세계나 지하전영의 어두운 현실 비판에서 비켜나 있다. 대신 집단에서 개인으로 변화하는 중국인들의 관심사와 이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중국 영화인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중국 안에서뿐 아니라 도쿄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은 이 영화의 마리원(35·사진) 감독이 중국영화계에서 아직 희귀한 존재인 여성이라는 건 그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좌표다.

“학교 다닐 때 실제 내 이야기가 영화의 94% 정도”라고 말하는 마리원 감독은 1996년 중앙희극학원 감독과를 졸업하고 스크립터, 조감독 생활을 거쳐 2000년 소설 원작의 〈세상에서 나를 가장 아프게 했던 그 사람이 갔습니다〉로 감독 데뷔했다. 첫 영화가 중국내 영화제를 휩쓸다시피 하며 “영화를 업으로 삼아도 되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은 이 행운아는 사회주의 국가의 영화감독답지 않게 “생활”, “개인”, “감정” 등의 단어를 여러번 사용하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작은 방송국에서 방영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로 생각하고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어요. 영화학교를 다니기 위해 하얼빈에서 베이징으로 가 세들어 살던 집 주인 할머니와의 추억이 오랫동안 제 기억 속에 남아 있거든요. 뜻밖에 좋은 반응을 얻어서 개봉도 할 수 있었죠.”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서 〈엽기적인 그녀〉까지 한국 영화를 두루 섭렵하고 〈대장금〉 같은 드라마에서 한국 대중음악까지 지대한 관심을 지닌 이 젊은 중국 감독은 “한국 대중문화는 같은 시대의 중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기회가 된다면 개성있는 한국 배우들과도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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