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VS] 사이에 선 영매들
2006-09-11
글 : 김나형
<영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사이에서>

<영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영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는 산 자와 죽은 자 사이를 잇는 이 땅의 사제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무당들은 다른 이의 한을 몸에 받아 서러운 울음을 터뜨린다. 급사한 아들의 영혼이 들어와 “엄마, 엄마” 하고 흐느낄 때, 혼도 울고 부모도 울고 그를 중개하는 무당도 운다. 세습무로 살아온 늙은 무당은 역시 무당이었던 언니가 세상을 뜨자 그의 씻김굿을 한다. 자신의 혈육을 자신의 손으로 씻겨 보내는 그의 모습이 어느 때보다 쓸쓸하고 고단하다. 넋이라고 넋이라고. 넋인 줄을 몰랐더니, 오늘 보니 넋이라고.

<사이에서>

<사이에서>의 카메라는 대무 이해경의 곁을 맴돈다. 온화한 어머니 같고 상냥한 선생님 같은 그에겐 해야 할 몫이 있다. 신내림을 받을 운명을 타고난 이들이 있다 한다.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몸이 아프고 온갖 악재가 주변을 덮친다. 이해경은 그들을 새로운 길에 데려다 놓는다. 한평생을 불운과 병마에 시달렸던 중년 여인은 그에게 내림굿을 받고 벌떡 일어선다. 그러나 그 길이 기쁜 길은 아니다. 무당 되기 싫다고 두렵다고, 울고 또 망설이는 젊은 여인. 이해경은 달래고 나무라지만 돌아서서 눈물을 훔친다. 신도 싫고 인간도 싫다고. 그래도 또 울고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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