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 불리>는 새 동네로 이사온 10살 소년 루카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함께 놀 친구도 없는데다 골목대장에게 매번 괴롭힘까지 당하던 루카스는 자기 집 정원의 개미집을 망가뜨리며 화풀이를 한다. 루카스의 횡포에 화가 난 개미들은 마법사 개미의 묘약을 이용, 루카스를 작아지게 만들어 여왕개미 앞으로 끌고간다. 지혜로운 여왕개미는 루카스에게 개미 왕국을 몸소 체험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를 통해 루카스는 점차 개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실제 개미들의 생활방식은 어떨까?
개미들은 대략 세 계급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것이 일개미이고, 종종 눈에 띄는 날개 달린 것이 수개미, 그리고 알 낳는 일에 집중하는 아주 큰 배를 지닌 것이 여왕개미다. 일개미는 암컷이라는 성을 지니고 있는데도 (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생식할 수 없다. 그러니까 세 계급 중 실제로 생식활동이 가능한 것은 수개미와 여왕개미다. 개미들은 봄부터 초여름까지 여왕개미가 낳은 애벌레들을 기르는데, 이들 중 몸집이 큰 애벌레들은 수개미와 여왕개미로 자라나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기 위한 혼인비행을 떠난다. 수개미와 여왕개미가 일개미에겐 없는 날개를 지닌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짧은 혼인비행이 끝나고 나면 수개미는 죽어버리고, 여왕개미만이 홀로 남아 날개를 떨어뜨린 채 땅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스스로 밀폐된 공간을 만든 다음 그곳에서 알을 낳아 유충을 키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개미들이 태어나고 그들이 유충과 여왕을 돌보는 일을 이어받는다. 그리고 충분한 수의 일개미가 태어났을 무렵부터 여왕개미는 오직 산란에만 힘을 쏟는다.
개미들이 이토록 계급에 철저한 것은 자신들이 몸담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앤트 불리> <개미> <벅스 라이프> 등 개미를 소재로 다룬 애니메이션들이 하나같이 단결을 통한 위기 극복담을 그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극의 클라이맥스에서 양념처럼 여왕개미의 위험을 첨가한 것 역시 이처럼 타당한 면이 있다. 개미 왕국이 명맥을 이어나가려면 한두 마리의 일개미를 희생할지언정 여왕개미만은 반드시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삼총사가 외치던 ‘All For One, One For All’은 실상 개미의 생태를 고스란히 옮긴 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