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
개막작 <가을로>의 김대승 감독 (+영문)
2006-10-13
글 : 이다혜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사회이슈를 미리 내다보고 싶다, 상업적으로!”

개막식장으로 향하려는 김대승 감독을 만났다. 그는 급박했던 후반작업 일정에도 불구하고 <가을로>를 볼 관객들의 반응을 궁금해 하며 다소 설렌듯 보였다. 삼풍백화점 사고를 다룬 <가을로>는 멜로영화인 동시에 재난영화로도 읽힐 수 있었고, 김대승 감독의 영화세계를 보다 긴밀히 엿볼 수 있는 영화로 완성되었다.

-부산영화제 개막식에 맞추어 영화를 완성하느라 시간이 촉박했던 것으로 안다. 후반작업은 만족스럽게 끝난 건가.
=붕괴 장면의 CG 디테일들을 중심으로 아직 손보고 있다. 사운드 역시 강렬한 효과를 좀 더 살려야 한다. 믹싱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하는 거고, 편집을 만질 가능성도 약간이지만 있다.

-과거와 현재를 편집으로 잇는 장면들에서 ‘김대승 감독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 그리고 <가을로>까지 수수께끼를 만들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수단으로 김대승 감독이 좋아하는 방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런 편집방식의 용도는 다양하다. <가을로>에서는 그런 편집법이 현재의 인물이 같이 있고 싶어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효과를 만든다. 이 영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얘기는 ‘부재’(不在)였으니까. 둘이 여행하는데 셋이 있는 듯한 느낌. 존재로 부재를 부각시키고 싶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전후한 재난영화적인 부분의 감정이 잘 짜여졌다.
=임권택 감독님의 <축제>를 할 무렵에 큰형이 갑자기 죽었다. 당시 나는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편집실에 가 있었다.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갔는데 거의 바로 호흡기를 뗐다. 그러고 식구들이 다 영안실로 갔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가 “아아아악!”하시더라. 그게 우리 아버지가 우는 걸 본 처음이자 마지막 기억이다. 한 10초? 아, 자식이 죽으면 부모가 저렇구나. 그 때 알았다. 최종원 선생님을 비롯한 배우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상처받은 마음을 가만히 만져보고 싶었다. 당신들이 아프니까 나도 아프다고 하고 싶었다.

-<혈의 누> 때처럼 <가을로>에도 클래식을 썼다.
=가사 있는 노래로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조영욱 감독이 좋은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쓴 모차르트와 헨델 등의 세 곡은 사람들이 제목은 몰라도 익히 다 아는 곡이다. 그러면 보는 사람이 훨씬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음악이 이 대목에서 무엇에 봉사할 것인가가 제일 중요하다. 조영욱 음악감독이 그런 걸 잘 알고 있었다.

-염두에 두는 다음 작품이 있나.
=정한 건 없지만 한국 현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우리 사회의 문제라던가 이슈를 미리 냄새맡고, 눈치채고, 아니면 좀 멀리 보고 싶다. 그것도 상업적으로. 그래서 힘들다. (웃음)


<Traces of Love> Director Kim Daeseong

I met Kim Daeseong with the opening screening heavy on his mind. The final half of his film still being fine-tuned, he seemed restless. <Traces of Love> is part melodrama, part disaster film and offers a perfect glimpse into its director's cinematic world.

-You worked feverishly to finish for the opening. Are you satisfied?
=The CG details of the collapse are still being touched up and the sound effects ironed out. We’re redoing the mixing, and the editing is being smoothed out.

-Taken as a whole, your movies really give the sense that, “These are Kim Daeseong movies!” From <Bungee Jumping of Their Own> and <Blood Rain> to <Traces of Love>, you have a knack for creating puzzles to release the tension.
=The uses of that editing technique really vary. In <Traces of Love> it allows the characters who want to be together to get together. Two people travel, but it feels like three. The story I wanted to tell through this movie was one of absence.

-The emotions in the disaster scenes are skillfully done.
=When I was working on Im Kwon-taek’s <Celebration>, my brother died in an accident. I was editing when I heard the news and rushed to the hospital. By then he was nearly gone. Going to the mortuary room, we were startled by my father’s sudden wailing. That was the first and last time I’d seen him cry. I realized, “yeah, when children die, that’s what happens.” I told that story to the actors. I tried to treat the bereaved mind with a light touch, to say, “because you grieve, I grieve.”

-Do you know what’s next?
= I haven’t settled on anything yet, probably something about Korean modern history. Some social problem, sniffing out an issue before anyone else, or looking into the distance. And something commercial, too. That's going to be tough (laug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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