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
<여름궁전> 감독 로우예
2006-10-16
글 : 이다혜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변화를 겪는 중국 도시인의 내면이 궁금하다”

천안문 사태가 일어난 1989년, 로우예 감독은 대학생이었다. 천안문 사태가 일어났을 때 그는 “연애를 하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는 사적인 연애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 천안문 사태를 둘러싼 분위기, 진행 방식은 마치 사랑에 빠지는 것과 비슷했다. “당시 중국은 개방의 물결을 타고 혼란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다양한 외국음악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올 부산에서 상영되는) <여름궁전>에서처럼 자유로운 연애 방식도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 시간의 격렬함은 사랑에 빠지는 과정 같았다.” 영화 속 유홍과 저우예가 그랬던 것처럼 그 관계도 파국을 맞았다. 자유의 날개는 꺾였고, 사회가 회복되어 중국이 다시 경제성장의 길로 들어서기까지는 2~3년이 걸렸다. 그리고 “중국인이 받은 상흔은 여전히 그대로다”.

<여름궁전>은 천안문 사태가 있었던 시기를 중심으로 두 연인의 관계가 불붙듯 가까워지고 서늘하게 식기까지, 20여년의 시간을 그리고 있다. <여름궁전>은 멜로영화지만 중국 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어 올 칸 영화제 출품 당시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했고, 그 이유로 <여름궁전>의 중국내 상영이 금지되었으며 로우예 감독은 5년간 영화제작금지령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외에서 영화제작을 할 생각은 없다. “중국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 정부가 허가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영화를 찍고자 하는 내 생각에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그가 파고들고자 하는 주제 역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경제적 발전을 거듭하며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나는 변화를 겪는 중국 도시인의 내면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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