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
<여름 궁전> 배우 구오 샤오둥
2006-10-18
글 : 이다혜
"주인공은 마치 거울 속의 나같았다"

“<여름 궁전>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마음에 쏙 들었다. 로우예 감독님에게 전화를 걸어 이 영화는 내가 꼭 하겠다고 말했다. 저우웨이는 마치 거울 속의 나를 보는 것 같다고, 이 영화는 나밖에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구오 샤오둥은 <여름 궁전>의 남자주인공 저우웨이 역할이 처음부터 욕심났다고 말했다. 연기력만이 아니라 <여름 궁전>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가 있는 배우를 찾고 있던 로우예 감독에게 구오샤오둥은 더없이 적절한 배우였다. 중국에서 구오샤오둥은 TV 드라마나 대중적인 영화보다는 작가영화에 주로 출연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1996년 북경영화학원에 입학하면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읽고 영화 출연을 결정해왔다. <여름 궁전>은 그에게 사랑이야기로 다가갔고, 그 감정을 소화하기 위해 그는 오랜 시간 깊게 역할에 파고들었다.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저우웨이와 유홍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녀주인공인 저우웨이와 유홍은 정신적으로 상당한 유대감을 느낀다. 상황때문에 헤어졌지만 사랑하는 감정은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이런 얘기는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여름 궁전>의 경험은 로우예 감독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든 것이었다. 구오샤오둥은 감독으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로우예 감독을 존경한다고 말하며 “배우를 존중할 뿐 아니라 배우가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해 주는 사람이다. 1년여간 영화를 찍는 동안만 절친하게 지냈던 게 아니라 여전히 종종 연락하고 만난다.” <여름 궁전>이 한국에서 개봉되건 그렇지 않건, 앞으로 구오샤오둥을 스크린에서 만날 일은 많아 보인다. “부산영화제를 방문해서 국제적인 합작 프로젝트 두 편을 제안받았다. 할리우드에서도 관심을 보여와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연기가 꿈이자 운명이라고 말하는 그의 부산 방문은,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 것 같다.

사진 장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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