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
<언터처블> 배우 이슬드 르 베스코
2006-10-19
글 : 이다혜
"각본부터 연출, 연기까지 영화만 생각해"

이실드 르 베스코는 프랑스의 배우이자 감독이다. 어머니와 언니가 배우였던 베스코는 8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지금까지 31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올 부산에서 상영되는 브누아 자코 감독의 <언터처블>에서는 여배우 잔을 연기했다. 잔은 어느날 갑자기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인도인 힌두교도인 ‘언터처블’이라는 말을 듣고 인도행을 결심하게 된다. 잔은 애인이 연출하는 브레히트의 희곡 <도살장의 잔다르크>를 포기하고 원치 않았던 영화에 출연해 돈을 받아 인도로 떠난다. 중국과 일본에 한 달씩 체류한 적이 있는 것은 물론, 미조구치 겐지와 임상수의 영화를 좋아하는 등 아시아 영화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베스코는 인도와 관련된 <언터처블>의 시나리오를 읽고 흥미를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 <사드>(2000), <잠시 후>(2004)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브누아 자코 감독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열 살도 되기 전부터 배우로서의 자의식이 있었던 그녀는 어머니와 언니가 배우이기 때문에 배우로 활동하는 데 도움을 받은 면이 있느냐는 질문을 강하게 부정했다. “어머니나 언니의 도움이 아니라 내 출연작들을 보고 다음 작품 제의를 받았다.” 필모그래피가 차곡차곡 쌓여갈수록 영화 감독을 하고 싶다는 욕망 또한 강렬해졌다. “16살 때부터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언제나 감독이 되고 싶었다. 학교를 그만두고 영화쪽으로 방향을 틀고자 했지만 프랑스에서는 18살이 되기 전에 학교를 그만두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내가 학교를 관두겠다는 말에 부모님이 강하게 반대하신 것은 물론이다.” 베스코는 단순히 영화 연출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연출 데뷔작인 <반값>(2003)의 각본과 편집을, 현재 후반작업중인 <찰리>의 제작과 각본을 직접 맡았다. “연기를 할 때는 두 달 정도 촬영을 하고 개봉즈음 홍보에 참여하는 게 다지만, 연출을 할 때는 3년 정도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피곤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찰리> 후반작업중이지만 차기작으로 생각하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 세 개로 간추려 다시 생각하는 중이다.” 조만간, 그녀의 연출작을 부산영화제에서 만나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사진 서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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