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몬트리올] 케네스 앵거를 만나는 설렘
2006-10-26
글 : 윤혜경 (몬트리올 통신원)
10월18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누보시네마 영화제… <숏버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등 상영

다른 도시들이 그러하듯, 몬트리올에서도 수많은 영화제가 시작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중 이름마저 새로운 누보시네마영화제는 동시대의 영화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영화제는 늘 조용히 시작했다가 문을 닫아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올해는 특별한 이벤트로 모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영화서적에서만 보았던 그 이름, 비 내리는 비디오 화면 혹은 영화과 수업을 도강해서야 볼 수 있다는 필름(들)의 감독을 만나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름마저 실험적인, 실험영화계의 정신적 지주이자 이 시대의 게이 아이콘인 케네스 앵거가 그를 모델로 한 다큐멘터리의 상영일자에 맞추어 콩코디아대학에서 강연을 가질 예정이라 한다. 퀘벡/캐나다 섹션에서 상영될 엘리오 젤미니 감독의 다큐멘터리 <Anger Me>를 통해 전설로 남게 된 그를 기리고 현재의 그를 만나 다시 영화를 얘기한다는 누보영화제의 취지. 다른 어떤 화려한 영화제에 초대된 스타감독이나 배우들의 등장보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그늘에 가려진 실험영화계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그 감정들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지점에서 또 다른 의미는 생길 것이다. 사실 그것이 모든 영화제의 의의이자 존재이유이다.

<숏버스>

영화제를 기다리는 마음은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특히 올해 누보영화제에서 꼭 봐야 할 영화(Must-see) 리스트를 보고 있자면 이미 티켓을 쥐고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는 심정이다. <헤드윅>의 감독 존 카메론 미첼, 미지의 한인배우 이숙경 주연의 또 다른 섹시코미디 <숏버스>, 모두가 인정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귀향>, 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등이 여러 영화제를 거쳐 이 작은 영화제에 안착했다. 결국은 모두가 보게 되겠지만 처음이라는 설렘을 가지고 기대해볼 만하지 않은가! ‘새롭다’는 영화제의 모토는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넉넉함을 지녀 설치미술을 비롯한 전시회도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첫눈이 곧 내릴 것이라는 기막힌 소식은 영화제 소식과 함께 잊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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