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하고 비루한 조폭의 삶, 거친 것 같지만 실은 약해 빠진 사내들...뭐 이런 것, 모르는 바 아니다. 대게 느와르의 주제는 사실 이런 것이니까. <열혈남아>는 그 부분에 더 주력한다. 그들의 내면적인 취약함,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근본적인 허기'를 노골화시키기 위해, 상징이 아닌 실제의 '어머니'를 끌고 들어온다. 과연 그 대비는 효과적이다. 앗, 어머니라니! 우정의 무대에서 부르짖던 거칠고 유약한 사내들의 환호성 '어머니~' 영화는 그게 전부이다. 어쩌면 단편이나 중편에 걸맞을 정도의 시놉시스로 장편을 찍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잉여가 많고 자주 늘어진다. 그나마 좋은 점이 있다면 조금 색다르게 다루어진 시골 풍경 정도이다. 시골은 아름답지도 않고, 시골 사람들이라고 무작정 착하지도 않다. 별반 과장이나 미화가 없는 시골 묘사는 근래 시골을 배경으로 한 영화 중 가장 낫다. 설경구와 나문희의 연기는 기대만큼 좋다. 더 이상을 기대할 수도, 더 이상을 실현할 수도 없는 극점. 두 배테랑 연기자와 아직 신인 티가 나는 조한선의 발군의 연기를 '즐감'하고 싶다면 강추! 그 이상의 영화적 성취를 기대하고 있다면 비추. -황진미/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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