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르완다>는 1994년 르완다에서 벌어진 대학살 현장에서 1268명의 목숨을 구한 호텔 지배인의 이야기다. 끔찍한 상황을 목격하던 우리는 학살의 주범인 후투족 자치군이 쫓겨났다는 마지막 문구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살아남은 자들은 르완다 밖의 사람들이 그날을 기억해주길 원한다. 그런데 장 뤽 고다르가 1964년작 <국외자들>에서 이미 언급했던 바- 톱으로 잘린 다리와 강에 떠오른 2만명의 시체- 르완다 학살은 비단 1994년에만 벌어진 게 아니며, 후투족과 투치족의 갈등 관계의 이면에는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강대국의 야심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잊으면 안 된다. 한 사람의 희생이 수많은 사람을 살려낸 이야기가 감동을 주는 건 분명하지만 <호텔 르완다>가 아프리카의 정치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은 지적되어 마땅하다. DVD는 시리도록 선명한 영상과 마음을 울리는 소리가 인상적이며 부록 또한 훌륭하다. 영화의 실제 인물인 폴 루세사바기나와 감독이 진행하는 음성해설(<백만명의 목소리>를 작곡한 와이클리프 장과 주연배우 돈 치들은 특정 부분의 음성해설을 맡았다), 메이킹 필름(28분), 호텔과 학살 현장의 현재를 기록한 ‘르완다로의 귀환’(14분), 촬영현장 엿보기(14분) 등의 부록에서 당시의 참혹함이 전해온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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